농협, 전남 점포망·통합 재정 운용 경험 등
시·군·구별 영업망 분포도 평가서 우위 점해
금고 배분 비율 5.5대 4.5 '솔솔'…격차 축소
광주은행, 1금고 놓쳤지만 실리 확보 평가도
"중소기업 지원 등 지역경제 기여 역할 중요"
26일 전남광주특별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특별시 1금고를 맡을 기관으로 농협은행, 2금고는 광주은행이 선정됐다. 사진은 농협중앙회 전남본부(왼쪽)와 광주은행(오른쪽) 전경
연간 25조원 안팎에 달하는 전국 지자체 3위 규모(1위 서울시·2위 경기도)의 재정을 운용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금고에 NH농협은행이 선정된 데는 전남 전역을 아우르는 영업망과 통합 재정 운용 경험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다만 2금고를 맡게 된 광주은행 또한 기존 옛 광주시 금고 운영 규모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의 자금을 맡게 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위상과 실리를 지켰다는 분석이다.
광주특별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26일 무안청사에서 열린 심의 결과,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특별시 1금고는 농협은행, 2금고는 광주은행이 맡는다고 밝혔다. 1금고는 일반회계와 지역개발기금, 행정통합 재정지원금 등을 담당하고 2금고는 특별회계를 관리한다.
이번 결과를 두고 농협은행이 우위를 확보한 배경으로 특별시 전역에 걸친 영업망이 꼽힌다. 농협은행은 광주 29곳, 전남 64곳 등 자체 점포 93곳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광주 67곳, 전남 36곳 등 103곳으로 전체 점포 수에서는 앞선다. 하지만 전남 지역에서는 농협은행이 28곳 더 많다.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으로 관할구역이 확대된 상황에서 전체 점포 수보다 지역별 금융 접근성을 중시한 조례 개정의 평가 기준이 농협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은 전남도 금고 운영 경험에 더해 올해 7월부터 연말까지 적용되는 특별시 한시 금고에서도 1금고를 맡아 재정 운용 경험을 쌓았다. 전국 단위 영업망과 농업·농촌 지역의 금융 접근성을 뒷받침하는 기반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지역농협 점포의 평가 반영 여부와 항목별 점수는 공개되지 않아 개별 요소가 선정 결과에 미친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농협은행이 1금고를 차지하면서 특별시 재정 운용의 주도권과 상징성을 확보했다면, 광주은행도 자금 배분 비율 조정으로 위상과 실리를 지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권은 현재 농협은행:광주은행이 맡고 있는 임시 금고 자금 비율에 대해 8:2, 7:3, 6:4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비율은 제각각이었지만, 1·2금고의 격차가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금고 선정에서 그 격차가 5.5대 4.5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1금고 지위를 확보하고 광주은행은 전체 재정의 상당 부분을 관리하게 되면서, 금고 운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보다는 양측의 역할 분담으로 귀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파악하기로는 6대 4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배분 비율 역시 5.5대 4.5로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특별시에서 결정해 발표해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광주시와 전남도의 재정 규모는 각각 8조1천억원, 12조7천억원으로 총 20조8천억원이다. 정부의 행정통합 지원금까지 반영하면 연간 재정 규모는 25조원 안팎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금고 55%, 2금고 45%를 단순 적용하면 농협은행은 약 13조7천500억원, 광주은행은 약 11조2천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게 된다. 금융권에서 이번 결과를 놓고 양측 모두 실리를 챙긴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광주은행 입장에서는 57년간 맡아온 옛 광주시 1금고를 되찾지는 못했지만, 2금고를 통해 확보한 자금 규모가 기존 광주시 재정 규모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특히 통합 이후에도 특별시 재정의 주요 운용기관으로 참여하면서 지역 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확대된 재정과 금융서비스를 어떻게 나눠 맡을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남겼다. 두 은행이 금고 운영기관 선정 이후에도 공공자금의 안정적인 관리와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주민 금융 접근성 확대 등 실질적인 지역경제 기여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의 성격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농협은행의 완승”이라면서도 “다만 5.5:4.5 비율이 사실이라면 일반회계 일부를 광주은행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배분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자금 운용 규모는 세부적인 회계 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금융기관 모두 단순히 금고 규모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상생을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재명 대통령도 금융사 간 이자수익 격차와 지역 환원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은행들이 금고 운용으로 얻은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얼마나 환원하는지가 향후 주요 평가 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