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는다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에서 민선 9기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 어르신까지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에서 만난 조유진 신임 영등포구청장(60)은 “영등포를 ‘창업특별구’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상당한 역량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춘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나 경력단절 여성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들의 역량이 사장되지 않도록 창업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지낸 조 구청장은 5대째 영등포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산업화를 이끌던 영등포의 전성기와 쇠퇴를 모두 지켜봤다.
그는 “영등포는 여의도 금융과 우수한 교통망, 풍부한 생활인구 등 창업하기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며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첨단기술로 바뀌는 지금이 영등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정부가 운영하는 ‘모두의 창업’ 정책을 본뜬 영등포형 창업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멘토링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돕는 ‘모두의 창업’은 선발 인원의 70% 이상을 비수도권에 배정해 수도권 기업은 참여가 쉽지 않다. 그는 “영등포에도 자격을 갖춘 스타트업이 많다. 정부가 하듯 구 차원의 창업 지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 창업과 관광을 결합한 ‘글로컬 상권’ 9곳도 조성한다. 금융특구 여의도, 철공산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문래동, 다문화 상권인 대림동, 전통시장과 생활문화가 어우러진 영등포시장 등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상권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경영·자금·법률·마케팅과 정부 지원사업 연계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골목상권 활성화센터’ 설치도 추진 과제다. 조 구청장은 “골목상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통시장은 관광과 문화, 지역 커뮤니티를 결합한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영등포를 ‘국제금융도시’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여의도에 자본과 인력이 모이면서 거주·숙박·생활편의·회의·연구 시설 수요가 주변 지역으로 이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영등포 전체가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 구청장은 지난 1일 첫 현장 일정으로 여의도 성모병원 신생아실을 찾았다. 그는 현재 0.72명 수준인 영등포구 합계출산율을 1.0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의도 금융 특구의 강점을 살려 영등포에서 태어난 아이의 주식계좌에 자산형성 초기자금을 지급하는 ‘아이드림 계좌’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주거와 돌봄, 교육, 일자리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며 “출산율을 영등포구 사회정책의 중심 지표로 삼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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