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臥薪嘗膽)
섶에 누워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목표를 위해 어려움을 참고 견딘다
臥 : 엎드릴 와, 薪 : 섶나무 신, 嘗 : 맛볼 상, 膽 : 쓸개 담
▲ 조원기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 청주지회장
△사기(史記) 십팔사략(十八史略) 월세가(越世家)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거친 섶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쓰디쓴 돼지 쓸개를 씹는다’는 뜻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견디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춘추시대 주경왕(周敬王) 24년 월나라와 오나라는 남북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변방의 나라들이었다. 월나라가 오나라, 초나라와 같이 천하의 웅국(雄國)으로 존재를 드러내려면 자기들과 북쪽에 접경해 있는 오나라, 초나라를 쳐서 이기는 길밖에 도리가 없었다. 이에 월왕 윤상이 범려, 문종 같은 현명한 신하들을 모아 천하에 웅비할 날을 기다렸다. 그는 그 뜻을 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그 아들 구천이 왕위를 물려받아 월나라 왕위 계승이 순조롭지 못하여 동요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군대를 동원하여 전쟁을 일으켜 월왕 구천과 오왕 합려는 추리(椎李)의 싸움에서 양군은 대치하였고, 의외로 월군의 대승리로 끝났다.
월군은 눈사태처럼 오나라 본진을 습격하여 왔고, 월의 용장 영고부는 창을 바짝 잡아들고 오왕 합려에게 달려들었다. 간발의 차로 오왕 합려는 몸을 날려 피했으나 영고부의 창은 오왕의 발가락에 꽂혔다. 오왕은 순간적으로 신발을 벗어 던지고 비틀거리면서 도망쳐서 자기 영지 안의 형이라는 곳까지 다다랐으나 발가락 상처가 원인으로 패추하는 바람에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죽고 말았다.
임종 때 그는 아들 부차에게 반드시 구천을 쳐서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유언하였다. 입술을 깨물고 비통함을 참으며 왕으로 즉위한 부차는 궁전과 정원에 가신을 세워 놓고 자신이 출입할 때마다 “부차야 월왕 구천이 너의 아버지를 죽인 것을 잊었느냐”하고 큰 소리로 외치게 하였고, 오나라 왕 부차는 궁전에 출입할 때마다 월나라 군에 쫓기었던 때의 치욕을 산기하며 ‘아니오.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하고 대답하면서 언제나 아버지의 유언을 생각하며 잊지 않으려고 가시 돋친 섶나무 위에서 잠을 자며 밤낮으로 군사를 훈련 시켜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
월왕 구천은 이 사실을 알고 똑똑한 신하 범려의 간언도 듣지 않고, 기선을 잡아 오나라를 치려고 군사를 일으켜 양군은 오나라의 부소산에서 격돌하였다. 이 싸움에서 복수심에 불탄 오군에게 대패하여 구천은 패잔군을 이끌고 겨우 회계산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오군은 계속 추격하여 산을 포위하여 진퇴양난에 빠지자 범려와 나라를 버리고 항복을 하여 오나라의 속령이 되었다. 그러나 월왕 구천은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곁에 돼지 쓸개를 매달아 놓고 기거하면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항상 그 쓴맛을 핥아 회계산의 치욕을 되새기며 복수의 기회를 엿보기 위하여 부부가 함께 밭을 갈고 길삼하는 농군이 되어 생활하였다.
고분고분한 태도의 구천을 보고 오왕 부차가 방심한 사이 회계산에서 오나라에 항복한 지 12년에 오왕 부차가 기의 황지에 있을 때 오래도록 은인자중하던 구천은 범려와 함께 오왕 부차의 부재를 노려 느닷없이 월나라를 공격하여 들어가 오나라의 잔류군을 크게 격파하였다. 그 후 월왕 구천은 다시 오나라를 공격하여 오왕 부차를 고소정에서 포위하여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어 항복을 받아 치욕을 씻었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통해 치욕을 설욕한 구천은 부차를 용동으로 귀양을 보내려 하였는데, 부차는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하였다. 이렇게 하여 구천은 오나라를 대신해서 천하를 제패하였다.
△부차와 구천이 견딘 고통(섶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쓴 쓸개를 씹는 것-와신상담)은 원수지간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면서 지내려고 한 것은 개인적인 분노를 넘어 나라를 다시 세우려는 목적 의식이 있었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 서로를 축하해주고 보듬기보다는 서로 원수지간이 되어 미움만 갖고 다음에 복수하려고 와신상담하면서 기회만 노리고 있는 꼴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종교에서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서로 협력하며 상대방의 장점을 북돋아주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서로 잘 되기를 바라고 나라와 사회가 편안해지기를 빌어야 하는데 지금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원수지간도 아닌데 서로 상대방을 짓밟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세상이니 참으로 눈 뜨고는 못 볼 광경이 일어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이 갈등과 반목을 운권천청(雲捲天晴)처럼 종식시킬 대인(大人)은 언제나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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