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청문 작가가 목판에 전주의 문화유산을 새기고 있다.
전주의 오래된 건축물과 현판, 소리와 한지까지 나무판 위에 새겨진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작업해 온 백산 양청문 작가가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문화유산을 목판화로 기록하고 있다.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오는 9일까지 양청문 작가의 제13회 개인전 ‘목판화로 만나는 전주문화유산’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주 문화유산을 주제로 이어온 세 번째 전시로 기존 작품 18점에 신작 10점을 더해 모두 28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업의 출발점은 현판이었다. 전주향교 앞에서 백산목공방을 운영하는 양 작가는 전통혼례청을 비롯해 사마재, 고면당, 전주동헌 등 전주의 여러 현판을 제작해왔다. 현판을 새기며 자연스럽게 주변 문화유산으로 시선이 넓어졌다.
양 작가는 “한옥마을에서 작업하다 보니 전주의 문화유산인 현판을 계속 작업해왔다”며 “박진효자비를 스케치해 작품으로 만들어보니 느낌이 좋았다. 그때 전주의 문화유산을 모두 작업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주 호남제일문을 담은 양청문 작가의 목판화.
올해는 그동안 미처 담지 못했던 전주의 모습을 보탰다. 전주로 들어서는 관문인 호남제일문을 비롯해 풍남문을 정면에서 다시 담았고, 전라감영과 경기전 하마비 등도 새겼다.
기존 건축문화유산 중심의 작업에서 대사습과 악기, 탈, 부채춤, 한지장 등 전주의 무형문화로도 소재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건물처럼 눈에 보이는 문화유산뿐 아니라 전주의 소리와 한지도 작품에 담고 싶었다”며 “전주에는 새겨야 할 것이 참 많다”고 말했다.
작업은 나무판에 밑그림을 옮긴 뒤 조각칼과 망치로 일일이 새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완성된 판에 먹을 묻히고 한지에 인출한 뒤 표구해 한 점의 목판화로 완성한다. 양 작가는 작품을 많이 찍어내기보다 한 작품당 10장 안팎만 인출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을 담은 양청문 작가의 목판화.
오랜 시간 현판을 제작하며 익힌 양각과 음각의 서각 기법이 목판화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실제 그는 나무를 손질하고 배접한 뒤 칼과 망치로 새기는 전통적인 서각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작업은 전주에서 멈추지 않는다. 전주의 문화유산을 충분히 기록한 뒤에는 전북 14개 시·군으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양청문 작가는 “전주 것을 어느 정도 하고 나면 전북의 문화유산도 작업해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며 “작은 소망이자 꿈이다”고 말했다.
양청문 작가는 대한명인 현판서각장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과 전국목구조기술경기대회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주향교 앞에서 백산목공방을 운영하며 전주의 문화유산을 나무에 새기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지 뜨는 모습을 담은 양청문 작가의 목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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