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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하는 말, 지켜야 할 말···한글의 가치는 소통에 있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새로운 표현이 생겨나고 익숙하게 쓰이던 단어가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모든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 언어문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글날 100돌 2026 다시 본 한글(하)-바른 글 고운 말]

신조어·줄임말은 시대의 흐름

인정하되 우리말 가치·배려 중요

공공언어, 정확한 의미 전달 우선

한글 문화콘텐츠…일상 확산 도움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새로운 표현이 생겨나고 익숙하게 쓰이던 단어가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모든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 언어문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대 간 소통을 위해 변화하는 언어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우리말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는 언어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강철 작가.

전직 국어교사이자 현재 소설가로 활동 중인 정강철 작가는 신조어와 줄임말을 둘러싼 세대 간 소통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이를 언어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작가는 “국어교사 시절 학생들이 사용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소통이 어려운 때도 있었다”며 “동료 교사들이 학생들의 언어 사용을 걱정하거나 개탄하는 경우가 있었고,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이런 우려가 컷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언어의 변화와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언어는 역사성과 함께 경제성도 있다”며 “짧은 표현으로 빠르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도 경제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세대에도 ‘전대’, ‘조대’, ‘부울경’과 같은 줄임말을 썼다. 세대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소통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일 뿐, 언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만큼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상 언어의 변화와 공적인 영역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구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법률이나 학문,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약속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유어가 점차 사라지는 현실에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를 억지로 교육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작가는  “아름다운 표현이라도 오늘날 사람들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 일상적인 소통에 활용하기 어렵다”며 “‘윤슬’처럼 아름다운 고유어도 사람들이 이해하고 사용해야 언어로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했다.

은미희 작가

은미희 작가는 한글이 지닌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에 주목했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세대에 걸쳐 축적되는 문화의 일부라는 의미다. 은 작가는 “언어를 지키는 것은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골마을의 작은 골목길을 뜻하는 ‘고샅길’처럼 점차 사용되지 않는 단어들이 사라지는 현실을 짚었다. 정기적으로 새국어사전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 단어를 공부하는 데는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도 우리말 단어를 따로 익히는 경우는 드물다고 꼬집었다.

은 작가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 공부하고 일상에서 사용함으로써 단어의 생명을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우리 말 보존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사고가 경직되거나 다른 문화를 배척할 수 있는 만큼, 변화하는 언어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말의 가치를 일상으로 확산하는 방안으로는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를 제시했다. 한류를 통해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한글 서체와 폰트를 미학적으로 개발하고, 캘리그래피와 낭독회 등 문화활동을 통해 한글의 조형미와 리듬을 알리는 등 한글을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타인을 배려하는 언어 습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은 작가는 “젊은세대가 축약해서 말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옳다 그르다할 성질이 아니다”면서도 “청소년들의 일상 대화를 들어보면 20~30%는 욕이 섞여있고, 외국인들도 그 단어들을 배워서 쓰는 것을 볼때마다 놀란다”고 말했다.

이어 “말은 무기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를 보듬고 위로하는 힘도 있다”며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말을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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