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고객 검증 완료…하반기 공급 확대
AI 메모리 중심 체질 전환…풀스택 전략 가속
미 ADR 상장 추진…글로벌 투자·재무 경쟁력 강화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을 본격화하며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메모리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재무 체력 확보와 글로벌 투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25일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캠퍼스에서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경영 성과와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HBM4는 고객사 검증을 완료했고, 고객이 원하는 일정에 맞춰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HBM3E가 주력 제품이지만 하반기부터 HBM4 출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AI 수요 급증을 기반으로 사상 최대 실적도 기록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97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47조2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약 1.5배, 2배 성장했다.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시장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의 핵심 동력은 HBM이다.
HBM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고성능 D램 비중 확대와 기업용 SSD(eSSD) 중심 낸드 포트폴리오 재편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기술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 체계 구축을 비롯해 10나노급 6세대 DDR5 양산, 256GB 서버용 D램 개발, 321단 QLC 낸드 개발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확보했다.
회사는 2026년 사업 전략으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를 제시했다.
HBM뿐 아니라 AI D램과 낸드까지 포괄하는 통합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HBM4, HBM4E, 맞춤형 cHBM 등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는 동시에, CXL, PIM, HBF 등 신기술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생산 인프라 확대도 병행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공장, 미국 패키징 공장 등을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전·후공정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미국에 AI 전문 회사를 설립해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재무 전략도 공격적으로 제시됐다.
곽 사장은 “안정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순현금 규모가 약 12조6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폭 확대된 목표다.
이는 글로벌 톱 반도체 기업 수준의 재무 체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ADR 상장 추진도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모 등록신청서를 제출하고,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가 주요 목적이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강화된다.
회사는 2025년 실적을 기반으로 총 14조3000억원 규모의 배당 및 자사주 소각을 시행했으며, 올해도 실적과 현금흐름을 고려해 추가 환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HBM 시장 경쟁 심화에 대한 대응 전략도 제시됐다.
곽 사장은 “HBM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압도적인 품질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HBM 출하량은 큰 변동이 없지만 제품 믹스는 고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장기 공급 계약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협의를 진행 중이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AI 시대 메모리 패권 경쟁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 중심의 고부가 제품 전략과 대규모 투자, 글로벌 시장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HBM4 상용화와 함께 차세대 메모리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고객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주주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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