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HBM4 이미지. /사진=SK하이닉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메모리 확보를 위해 SK하이닉스에 전례 없는 수준의 투자 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전용 생산라인 직접 투자부터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구매 자금 지원까지 거론되면서 AI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8일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빌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에 신규 생산라인 투자와 고가 반도체 장비 구매 자금 지원 등을 제안하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제안에는 ASML의 EUV 노광 장비 구매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는 첨단 반도체 공정 핵심 설비로 최신 장비 가격은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통신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번 제안은 인공지능(AI) 붐 속 폭증하는 수요를 반도체 업체들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AI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주요 빅테크들이 안정적인 메모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스마트폰, PC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고객사들의 투자 제안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정 고객사 자금 지원을 받을 경우 공급 물량이 특정 기업에 묶이거나 장기 공급 계약 조건에 따라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AI 메모리 수급 상황이 사실상 공급 가능한 잔여 물량이 없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현재 가용 생산능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며 "특정 고객사를 위해 따로 배정할 여유 물량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빅테크들의 공격적인 AI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메타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래 인프라 확보를 위해 공급망 전반에서 적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칩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1900억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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