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관련 스타트업 ‘에스디티’
8년만에 ‘유턴’… 부평산단에 생산시설
지속적인 기업 유출 속 모처럼 희소식
양자컴퓨터 관련 스타트업 에스디티(SDT)의 윤지원 SDT 대표이사(36). 박귀빈기자
서울로 떠났던 첨단 기업이 8년 만에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면서 인천이 ‘첨단 제조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관련 스타트업 에스디티(SDT)가 인천 부평산단 일대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오는 7월 이전할 예정이다. SDT는 양자컴퓨터 핵심 부품과 장비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으로, 직원 규모는 약 100명 수준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을 활용해 종전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연산이 가능한 차세대 기술로, 신약 개발과 암호 해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SDT는 지난 2017년 송도 글로벌캠퍼스에서 창업한 뒤 2018년 서울 강남으로 이전했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제조 기반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다시 인천을 선택했다. SDT가 이번에 인천에 구축하는 시설은 양자컴퓨터 핵심 부품과 장비를 직접 생산하는 공장으로, 종전 서울 구로에서 운영하던 제조 기능을 인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윤지원 SDT 대표이사(36)는 “첨단 산업도 결국 생산 기반이 핵심”이라며 “부지 확보와 협력업체, 인력 접근성을 고려하면 인천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생산기지가 필수적인데, 서울은 공간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첨단 기술 기업이 인천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례는 최근 3년간 처음이다. 앞서 시가 인천의 창업기업 3천550개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89개 업체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등 기업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SDT의 인천 복귀는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산업 흐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은 공항·항만을 기반으로 한 물류 경쟁력과 대규모 산업단지, 협력업체 네트워크 등을 강점으로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기업들이 연구개발 인력과 투자 환경이 집중된 서울에 본사나 연구조직을 두고, 생산시설은 인천 등 외곽으로 분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인천은 반도체·바이오·자동차 등 첨단 제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종전 제조업과 양자컴퓨팅·양자센싱 등 차세대 기술을 결합한 ‘미래산업 제조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연구개발 기능은 서울에, 생산은 인천에 머무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단순 생산기지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기능까지 함께 유치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석진 인천연구원 경제산업연구부 연구위원은 “인천은 산업 다양성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생산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며 “연구개발과 고부가가치 기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원과 같은 앵커형 연구기관을 통해 지역 R&D를 이끌고,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이번 SDT 유치를 계기로 연세대 국제캠퍼스의 IBM 양자컴퓨터와 기업 생산기지를 연계한 ‘양자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구개발부터 실증·제조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을 글로벌 양자산업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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