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이동통신 대리점의 3사 로고가 보인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성적표는 같은 사건에서 다른 결론이 나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해킹과 보상, 위약금 면제 여파로 수익성이 흔들린 가운데, 누가 더 빨리 ‘보안 신뢰’와 ‘AI 인프라’로 무게중심을 옮겼는지가 실적의 방향을 갈랐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월드IT쇼에서 관람객들이 SK텔레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04.22.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분기 연결 매출 약 4조3873억원, 영업이익 5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감소가 예상된다(영업이익 약 -8%). 지난해 해킹 이후 무선 가입자 기반이 약해진 영향이 이동전화 수익에 남아 있고, 그 여파는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간 관점에선 반전 카드가 있다.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와 기존 센터 상면 증설로 데이터센터 사업의 외형 성장이 기대되고, 투자 지분 가치 상승도 거론된다.
서울 시내 한 KT 매장
▲KT는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4881억원이 점쳐진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드는 흐름이다(영업이익 약 -29%).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단행한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약 23만명이 이탈했고, 보상과 ‘고객 감사’ 패키지, 마케팅비 확대가 겹쳤다. 최근 이동전화 매출 성장률 둔화와 자회사 지급수수료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시내 한 LG유플러스 매장
반면 ▲LG유플러스는 매출 3.9조원, 영업이익 2761억원으로 각각 성장세가 전망된다(매출 +2.8%, 영업이익 +8.1%). 유무선 가입자 순증과 기업 인프라(AIDC) 고성장이 실적을 받쳤고, 번호이동 시장이 확대된 1월에도 ‘질 중심’ 가입자 유치로 마케팅비 증가는 제한했다는 평가다. 전년도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도 이어졌다.
쟁점은 분명하다. 해킹 이후 불가피해진 보안·보상 비용이 단기 이익을 잠식하는 동안, 데이터센터와 AI 수요 확대가 중장기 반등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KT는 보안 체계의 구조개편으로, LG유플러스는 비용 효율화와 AIDC 확대로 서로 다른 해법을 택했다.
파장도 작지 않다. 과거엔 가입자 순증과 ARPU가 경쟁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게 다루면서 AI 연산 수요를 흡수하느냐가 기업 가치에 직결된다. 보안 사고가 다시 발생할 경우 AI·클라우드 확장 전략 자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는 더 이상 비용 항목이 아니라 성장의 전제 조건이 됐다.
이번 분기는 이통3사가 같은 출발선에서 다른 경로를 선택한 결과를 보여준다.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보안 신뢰 회복의 속도와 AI 인프라 수익화의 가시성이, 실적의 방향을 다시 갈라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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