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국립대구박물관에서 본지와 만나 시당위원장 임기 마지막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지연기자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권 교체 이후 첫 전국 단위로 치러진 6·3지방선거에서 보수의 ‘본산’ 사수를 이끈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책임감이 무거웠다”고 소회했다. 선거 이후 한 달여만에 지역의 한 공개 행사장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의 압박감과 무게감에 본인이 나선 선거보다 비교도 안 될만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시당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재선의 여성 국회의원으로 지역 정계에 대한 장악력과 정치력을 재확인한 이번 지선에서 임기 마지막 심경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인선 시당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대구시당위원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지선을 이끈 소회는.
△집권 여당에서 야당이 된 이후 치른 첫 선거였고 시당위원장으로서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임했다. 상대 당에서도 상징적인 인물을 내세워 대구 민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그만큼 선거 과정의 긴장감도 상당했다. 치열한 경쟁 이후 당이 하나로 힘을 모아 시민들 앞에 서는 것이 중요했다.
선거 기간 내내 후보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결과에는 모두가 승복하고 함께 시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를 만들자는 원칙을 끝까지 지키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치열했던 경쟁은 원팀의 힘으로 이어졌고 대구시장 선거를 비롯해 8개 구·군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시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위기 때마다 중심을 잡아주신 시민 여러분과 밤낮없이 헌신해 주신 당원 동지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거 결과가 아니라 성과다. 시민들께 약속드린 민생과 지역경제 회복을 반드시 실천해 보내주신 신뢰에 성과로 보답하겠다.
-이례적으로 대구시장 선거가 박빙으로 치러졌고 공관위원장으로서 공천 과정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공천은 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다. 뻔한 얘기같지만 선거 전체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경청했고 공정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에는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다소 과열됐다. 다행히 최종 후보가 확정된 이후에는 경선에 참여하셨던 모든 분들이 결과에 승복하고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주셨다.
시당 공관위가 책임진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에서는 능력과 경쟁력을 중심으로 청년과 여성 인재들을 실질적인 당선권에 과감히 배치하는 혁신을 시도했다. 대구시의회는 절반이상의 세대교체를 이뤘고 지역 기초의회에서는 여성 의원의 진입 비율을 끌어올리는 성과도 거뒀다. 그럼에도 공천이 완벽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갈등을 조정하고 공정한 경쟁과 원팀 정신을 함께 만들어간 이번 경험은 앞으로 대구 정치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경호 시정이 출범했다. 경제 위기 타파에 한목소리를 냈는데 후반기 국회 TK의원들의 향후 계획은.
△민선 9기 추경호 시정이 ‘대구 경제 대개조’를 선언하며 출범한 만큼 지역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회와 지방정부의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수적이다. 최근 후반기 상임위 구성 과정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상임위원회를 배정했지만 우리 당은 전문성과 지역 현안을 가장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임위를 다시 구성하고 있다. 대구 국회의원 전원은 소속 상임위의 유불리를 떠나 대구 발전과 국비 확보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단일대오로 뭉쳐 더욱 강력한 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대구시정과 매달 정기적인 소통 채널을 가동하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계획이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 활동 계획은.
△대구의 미래 인재를 키우고 첨단산업의 기반을 만드는 데 가장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고자 한다. AI·반도체·로봇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주요 숙원 사업 예산들을 확고하게 챙기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과학자로서 교수로서 그리고 경북 경제부지사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지내며 평생 현장에서 쌓아온 행정적 경험을 쏟아부어 추경호 시정이 추진하는 첨단 대기업 유치와 국비 확보를 뒷받침하도록 하겠다.
-호남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두고 TK의원들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가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지만 국가의 미래 전략산업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 호남 메가프로젝트와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를 보면 특정 지역에 정책과 예산이 지나치게 집중된다는 우려가 크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사업을 충분한 검토와 객관적인 기준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셈법이 국가 산업정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정부도 정치적 셈법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구·경북은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TK 국회의원들과 힘을 모아 대구·경북이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에 더욱 강력히 요구하겠다.
-총선 2년을 앞둔 차기 시당위원장 역할은.
△시당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사령탑이기도 하지만 결국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당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하나의 팀으로 묶어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지난 1년간 당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하나의 팀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시당위원장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시민들께 약속드린 민생·경제 공약들을 차질 없이 실천하는 것이다. 선거 승리라는 타이틀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균형발전을 왜곡하거나 대구·경북을 역차별하는 일이 있다면 시당위원장이 앞장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정치적 셈법으로 대구의 정당한 기회가 훼손되지 않도록 막아내고 대구 시민의 권리와 지역의 미래를 끝까지 지켜내는 것 역시 시당위원장의 중요한 책무다. 차기 시당위원장께서 그 중심을 잘 잡아주시길 기대한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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