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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순형 교수의 에코칼럼]전남광주통합시, 정부의 파격적 특혜 받을 준...

최근 해남 솔라시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유치 논의가 활발하고, 광주를 연계한 반도체 후공정(OSAT)·소부장 단지 조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AI 컴퓨팅 센터와 초정밀 반도체 공장은 단 1초의 정전이나...

[이순형 교수의 에코칼럼]전남광주통합시, 정부의 파격적 특혜 받을 준...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장

전남광주 행정통합이라는 대역사(大役事)가 단일 메가시티를 향한 돛을 올렸다. 중앙정부 역시 지역 소멸의 임계점을 돌파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견인할 이 초광역 모델에, 재정 권한 이양과 규제 완화, 파격적 인센티브 보따리를 풀어놓을 태세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가장 본질적이고도 뼈아픈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과연 우리는 정부가 쏟아부을 막대한 자원을 온전히 담아내고, 이를 폭발적 성장 동력으로 승화시킬 내부 수용 태세(Readiness)를 갖추고 있는가. 냉정히 말해, 준비 없는 특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거나, 도리어 지역 내부의 갈등을 키우는 독이 될 뿐이다.

지역 정치권과 학계가 내건 청사진은 고무적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과 지역 차등 전기요금제를 무기로 RE100 산업단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남의 풍부한 청정에너지와 광주의 첨단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하는 이 초광역 경제 공동체의 밑그림은 국가적으로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를 담아낼 인프라와 거버넌스의 ‘그릇’이 작다면, 모든 청사진은 한낱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우리가 증명해야 할 수용 태세는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전력망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그리드(Grid) 혁신 역량이다. 전남은 전국 최고의 태양광·해상풍력 잠재량을 자랑하지만, 역설적으로 계통 포화와 출력제어(Curtailment)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지역이다. 보낼 전력망이 없어 발전기가 멈춰 서는 상황에서 대규모 산단을 짓겠다는 선언은 공허하다.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와 대규모 ESS, 유연성 자원 확보 전략을 지자체가 주도해 신속히 증명하지 못하면, 대기업은 결코 투자를 감행하지 않는다.

둘째, 첨단산업이 요구하는 무결점 전력 품질이다. 최근 해남 솔라시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유치 논의가 활발하고, 광주를 연계한 반도체 후공정(OSAT)·소부장 단지 조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AI 컴퓨팅 센터와 초정밀 반도체 공장은 단 1초의 정전이나 전압 강하도 허용하지 않으며, 막대한 냉각 계통을 필수로 한다. 분산특구 지정으로 전력 직접거래(PPA)의 길이 열린 것은 강력한 법적 기반이나, 기상 조건에 따라 요동치는 재생에너지를 24시간 중단 없는 기저부하 공급원으로 변환할 기술적·엔지니어링적 해답을 우리 내부 전문가 그룹이 먼저 완성해내야 한다.

셋째, 칸막이 행정을 넘어선 초광역 경제 거버넌스다. 수조 원의 재정과 인허가 특례가 이양되더라도, 집행 역량이 과거의 부서 장벽과 소지역주의에 머물면 지원은 허공으로 날아간다. 전남의 공급망과 광주의 제조·R&D 역량을 단일 체계로 묶을 ‘전남광주통합 에너지공사(가칭)’와, 투자자가 체감할 원스톱 행정 서비스의 마스터플랜을 조속히 설계해야 한다.

넷째, 이익 공유를 통한 상생과 연대의 사회적 합의다. 막대한 투자가 유입되더라도 그 과실이 일부 대기업이나 특정 지역에 쏠린다면, 통합시는 내부 반발로 자멸하고 만다. 발전과 첨단 산단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시·도민 전체에 ‘햇빛·바람 연금’ 형태로 공정하게 배당하고, 소멸 위험 지역을 살리는 복지 결합형 상생 모델에 대한 주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과거처럼 "낙후되었으니 예산을 달라"고 떼쓰던 1차원적 패러다임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철저히 준비된 자만이 권한과 재정을 가져가 성과로 증명하는 자기책임형 자치분권의 시대다. 글로벌 기업이 호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이 RE100 달성이 가능한 전 세계 몇 안 되는 청정에너지의 요람이기 때문이다. 인프라 없는 공약은 수사에 불과하며, 준비 없는 특혜는 도리어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위대한 통합시의 성패는 정부 지원의 규모가 아니라, 그것을 거대한 도약의 기회로 대전환할 우리의 ‘준비된 크기’에 달려 있다. 전남광주는 이제 그 준비가 끝났음을 전 국민 앞에 당당히 증명해 보여야 할 때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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