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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병관 칼럼] 스테이블코인 시대...삼성의 이재용이 기대되는 이유

삼성전자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손에 쥐어진 갤럭시 스마트폰은 잠재적으로 거대한 디지털 지갑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송금, 결제가 스마트폰 지갑과 지갑간에 이뤄지면,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병관 칼럼] 스테이블코인 시대...삼성의 이재용이 기대되는 이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구촌에 정치·외교 갈등이 전쟁으로 번지는 지정학 위기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벌써 5년째 이어지고 있고,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체제 전환을 명분으로 핵 협상 중이던 이란에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90년대 초 소련 붕괴 이후 시작된 미국 주도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 협약, 국제법 질서 위에서 작동하던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힘이 규칙을 대신하는 시대, 각자도생의 국제 질서가 펼쳐지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트럼프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한 국제 질서의 상징인 유엔을 조롱하고 국제 협약을 탈퇴하며 안보 동맹국에도 폭탄 관세를 퍼붓고 있다.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국제 안보 질서만이 아니다. 군사력과 함께 미국의 글로벌 지배를 떠받쳐 온 또 하나의 축, 달러 패권의 작동 방식 역시 트럼프발(發) 혁명적 변화의 초입에 있다. 블록체인 혁명이 촉발한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그것이다. 트럼프는 무려 38조달러 국가부채를 해결하고 흔들리는 달러 패권을 받치기 위해 지난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는 '지니어스 액트'를 통과시켰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해 국가 부채 문제로 흔들리는 미 국채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과거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 70년대 중동과의 협상을 통해 '페트로 달러'시대를 열어 달러 패권을 공고히 했듯이 블록체인망을 통해 달러 패권을 이어가겠다는게 트럼프의 전략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패권의 본질은 늘 기축 통화장악과 그를 통한 결제 인프라였다. 19세기 영국은 해군력과 파운드 결제망으로 세계 무역을 장악했고, 20세기 미국은 군사력과 달러 금융 시스템으로 국제 질서를 지배하고 있다.

오늘날 달러 패권은 JP모건 등 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한 각국 은행간 메시지 전송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를 통해 작동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A은행에서 페루의 B은행으로 돈을 보내려면 직접 보낼 수 없기 때문에 JP모건 등 많게는 3~4개 은행을 거쳐 B은행을 찾아가고 2~3일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카드도 발행하지 않고, 신용 리스크도 없이 지난 50년대부터 이 스위프트와 독점적 연결망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의 카드 결제 입구를 장악함으로써 매년 수십조원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 모든 달러 결제의 뒷단(back-end)에는 은행이 있다.

달러 결제의 관문이 은행에서 빅테크로 이동중

그러나 지금 블록체인 혁명으로 이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 중심에 스테이블 코인이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를 담보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움직이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달러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지갑에서 지갑으로 달러가 이동한다. 실시간으로 국경을 넘는다. 이미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홍콩 소재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인 테더와 골드만삭스 자회사인 써클이 각각 발행하는 USDT와 USDC가 사실상 국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달러 결제의 관문이 국가가 규제하는 은행망에서 빅테크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거대한 변화를 가장 빠르게 읽고 움직이는 것은 빅테크 기업들이다. 애플과 구글은 이미 구축한 글로벌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 블록체인망을 얹으려하고 있다.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페이팔 USD를 발행하며 디지털 달러 결제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실존적 위기를 느낀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블록체인망인 솔라나, 써클, 코인베이스 등 디지털자산 기업들과의 제휴에 박차를 가하며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의 글로벌 결제 경쟁의 전장은 은행에서 디지털자산 지갑과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할 것이다.

수십억명의 갤럭시 사용자는 거대한 디지털자산 지갑 네트워크

스테이블코인, 즉 디지털달러 시대의 도래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삼성전자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손에 쥐어진 갤럭시 스마트폰은 잠재적으로 거대한 디지털 지갑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송금, 결제가 스마트폰 지갑과 지갑간에 이뤄지면,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고 관련 금융서비스들을 붙일 수 있다. 내 손안의 스마트폰 자체가 하나의 은행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통신 기기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시대의 핵심 금융인프라가 되고 있다. 모바일 지갑이 은행 계좌를 대신하고, 결제 네트워크의 관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은 이미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지갑 기능을 탑재하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도 발빠르게 진행하고있다. 삼성의 또 다른 강점은 갤럭시내 보안 칩을 활용해 스마트폰 사용자의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선친인 故 이건희 선대 회장은 품질 경영을 천명하며 지난 95년 휴대폰 수십만대를 수천명의 직원 앞에서 불태우는 화형식을 거행해 '애니콜 신화'를 일궈냈고, 세계를 장악한 지금의 갤럭시에 이르렀다. 블록체인 혁명을 맞아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갤럭시는 또 한번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 이재용 회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굿모닝경제 이병관 기자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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