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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 쇼트폼 드라마, IP 산업의 전환점

웹드라마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 TV 같은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드라마 형식의 콘텐트로, 10~20분 내외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빠른 전개, 청춘과 연애 중심의 소재를 특징으로 한다. 기존 방송에서 다루지 않던...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 쇼트폼 드라마, IP 산업의 전환점

와이낫미디어는 드라마 <월간남친>, <일진에게 찍혔을 때>, <청담국제고등학교>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웹드라마 시장을 대표하는 제작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고, 단편을 넘어 장편 드라마까지 영역을 확장해왔다. 최근에는 지상파, OTT, 유튜브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콘텐트를 제작하며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는 “쇼트폼 드라마라는 변화 속에서 단발성 콘텐트가 아니라 IP를 남기는 콘텐트 기업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는 “쇼트폼 드라마는 단순한 포맷이 아니라 콘텐트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흐름”이라며 “이 시장을 이해하고 선도하는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재 기자

“쇼트폼 드라마는 단순한 영상 포맷이 아닙니다. IP와 팬덤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콘텐트 산업입니다. 이는 곧 기존 콘텐트 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흐름이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웹드라마 시장을 개척한 제작자로 평가받는 이민석 와이낫미디어(WHYNOT Media) 대표는 방송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제작자다. 공대 출신이지만 대학 시절 영화감독을 꿈꾸며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방송 프로덕션에 입사해 PD로 활동하며 다큐멘터리와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특히 그가 제작에 참여한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은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작품이다.

방송 현장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이 대표는 기존 방송 콘텐트의 시청자층이 점차 고령화되고 새로운 세대와의 접점이 줄어드는 환경을 체감하며 새로운 콘텐트 시장의 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외주 제작사에서 일하던 그는 SNS에서 짧은 영상 콘텐트가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온라인 기반 콘텐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같은 생각은 2010년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방송 콘텐트 마켓 ‘미컴(MIPCOM)’ 콘퍼런스에 참여하며 확신으로 바뀌었다.

“콘퍼런스에서 신생 기업인 유튜브와 디지털 콘텐트 스튜디오 부구루(Vuguru)의 발표를 접했습니다. 부구루는 디즈니 전 CEO 마이클 아이스너가 설립한 디지털 콘텐트 스튜디오입니다. 이들의 발표를 듣고 스트리밍 기술의 발전이 미디어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TV 중심이던 콘텐트 소비가 결국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유튜브와 뉴미디어 생태계를 꾸준히 연구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2015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 행사 비드콘(VidCon)이었다. 이 행사를 계기로 그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콘텐트 프랜차이즈’라는 슬로건과 ‘유튜브에서 칸영화제까지’라는 모토를 내걸고 2016년 콘텐트 제작사 와이낫미디어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사명 ‘와이낫(WHY NOT)’ 역시 공감과 긍정, 도전을 상징하는 젊은 세대의 역동성을 담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와이낫미디어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등 20분 내외 길이의 작품을 선보여 온라인 드라마 시장을 개척한 제작사로 평가받으며, 웹드라마 시대를 연 제작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블랙핑크 지수가 출연한 <월간남친>을 제작하며 OTT와 글로벌 시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회사는 웹드라마를 넘어 쇼트폼 드라마와 장편 드라마를 동시에 제작하는 콘텐트 스튜디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멀티 레이블 체계를 구축하며 제작 역량을 강화했고, 드라마 제작사 OZ엔터테인먼트와 더그레이트쇼(The Great Show) 등을 인수해 제작 라인을 확대했다. 또 애니메이션 기업에 투자하며 콘텐트 제작 네트워크도 넓히고 있다.

웹드라마의 탄생과 한계

지금의 와이낫미디어를 만든 출발점은 웹드라마였다. 2010년대 초반 유튜브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영상 콘텐트는 대부분 밈(Meme), 예능, 인플루언서 영상 중심이었다. 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소셜 플랫폼 등장 초반에만 해도 콘텐트는 밈이나 예능 중심이었습니다. 소비가 빠르게 일어나지만 콘텐트 자체가 오래 남지는 않는 구조였죠. 저는 그보다 IP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 소비되고 끝나는 콘텐트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소비되고 확장될 수 있는 콘텐트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드라마였습니다.”

이 판단은 웹드라마라는 새로운 온라인 콘텐트 장르로 이어졌다. 웹드라마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 TV 같은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드라마 형식의 콘텐트로, 10~20분 내외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빠른 전개, 청춘과 연애 중심의 소재를 특징으로 한다. 기존 방송에서 다루지 않던 이야기들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독립된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와이낫미디어는 설립 초기부터 웹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변우석, 양혜지 등이 출연한 <전지적 짝사랑 시점> 등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 드라마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와이낫미디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TV(KOK TV)는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며 대표적인 웹콘텐트 채널로 성장했다. 웹드라마는 새로운 창작자와 배우를 발굴하는 플랫폼 역할도 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집필·연출한 이나은 작가는 이후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으로 이름을 알렸고, 웹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김혜윤, 변우석, 양혜지도 주연배우로 성장했다. 와이낫미디어의 사례처럼 웹드라마는 산업 초기 단계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새로운 시청자층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웹드라마를 단순한 플랫폼용 콘텐트가 아니라 온라인 환경에서 IP를 만들 수 있는 첫 번째 실험으로 봤다. 짧은 호흡과 반복 소비 구조를 통해 시청자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웹드라마는 사람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대부분 무료 플랫폼에서 유통되다 보니 광고 외에는 수익을 만들기 어려웠고 콘텐트 자체를 판매하는 구조도 없었습니다. 결국 대중성은 확보했지만, 산업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쇼트폼 드라마다.

와이낫미디어가 제작한 작품들. 이 대표는 단순한 드라마 제작사를 넘어 IP 기반 드라마 스튜디오로 평가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 와이낫미디어]

쇼트폼 드라마가 연 새로운 산업

쇼트폼 드라마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제작된 초단편 드라마로, 유튜브, 틱톡과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소비된다. 에피소드 길이는 보통 30초에서 2분 정도다. 이민석 대표는 “웹드라마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중심이었다면 쇼트폼 드라마는 단건 유료 결제, 구독 멤버십, 브랜디드 콘텐트, 커머스 연계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트폼 드라마는 웹드라마의 후속 포맷이라기보다, 웹드라마가 해결하지 못했던 수익 구조를 플랫폼 차원에서 구현한 산업 모델입니다. 전용 플랫폼에서 단건 유료 결제와 구독 모델을 적용할 수 있고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콘텐트가 성공하면 시즌 확장이나 장편 드라마 제작, 굿즈와 팬 이벤트 같은 IP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현재 쇼트폼 드라마 시장은 중국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Douyin)과 콰이셔우(Kuaishou) 같은 플랫폼이 전용 OTT 서비스, 유료 결제, 마케팅을 결합해 시장을 키웠고 북미에서도 릴숏(ReelShort), 드라마박스(DramaBox)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플랫폼과 기술을, 한국은 이야기와 캐릭터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쇼트폼 시장은 중국이 키웠지만 결국 오래 남는 이야기는 한국이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K팝 아이돌이나 배우들이 출연하면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빠르게 화제를 만들 수 있고 OTT를 통해 K드라마가 일본과 동남아, 중남미 등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것도 강점입니다. 쇼트폼 드라마도 결국 드라마입니다.”

이 대표는 쇼트폼 드라마를 AI 기술과 결합한 산업으로도 바라봤다.

“쇼트폼 콘텐트는 제작과 유통 속도가 빠르고 물량이 많아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는 구조입니다. 시청자의 클릭률, 시청 유지율, 장면별 반응 같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이면, 이것은 AI 영상 생성 기술과 스토리 추천 알고리즘을 학습시키는 기반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 플랫폼들이 쇼트폼 드라마 제작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더우인과 콰이셔우는 콘텐트 제작과 AI 영상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며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플랫폼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시아에서 한국이 가장 강한 제작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이 경쟁력도 빠르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결국 기술 경쟁의 끝은 콘텐트 경쟁, 나아가 IP 경쟁으로 이어진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콘텐트 산업도 제조업과 유사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강력한 IP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있는 반면, 중국처럼 대량 제작과 플랫폼·기술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도 있다”며 “두 전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두 축을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IP 중심 전략을 지향하더라도 제작 경쟁력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콘텐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팔려야 합니다. 중국 시장도 중요하지만, 북미와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 역량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최영재 기자

제작사를 넘어 ‘IP 스튜디오’로

와이낫미디어의 목표는 단순한 드라마 제작사가 아니다. 이민석 대표는 “쇼트폼 드라마와 웹드라마, 미드폼(Mid-form) 콘텐트, 장편 드라마를 넘어 애니메이션과 게임, 굿즈, 오프라인 이벤트까지 하나의 IP로 연결하는 글로벌 콘텐트 스튜디오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K팝 산업 모델에 비유한다.

“앞으로 드라마 기업도 K팝 기업처럼 IP 기반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K팝 산업은 음악 콘텐트를 기반으로 공연, 굿즈, 광고, 팬 경험 사업 등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IP 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드라마도 스토리와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트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수익을 다각화하고 해외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비로소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사례로 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원작 만화에서 출발해 TV 시리즈, 극장판, 게임, 캐릭터 상품, 테마파크 등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IP가 장기간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그는 “이제 K드라마 산업도 단순 제작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이러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이낫미디어도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쇼트폼 드라마와 웹드라마, 장편 드라마를 제작하는 동시에 <청담국제고등학교> 같은 작품을 프랜차이즈로 키우고 있다. 일본 출판사 코분샤(Kobunsha)와 협업해 쇼트폼 드라마와 풀 모션 비디오(FMV) 기반 실사 스토리 게임 등 다양한 콘텐트 사업도 준비 중이다.

“와이낫미디어를 제작 스튜디오, 오프라인·굿즈 사업, 수출 확대라는 세 축을 가진 콘텐트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서 올해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입니다. 디즈니 등 IP를 다각화한 글로벌 스튜디오 모델처럼 기업가치를 약 2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쇼트폼 드라마는 ‘기회’를 넘어 산업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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