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콩고 루왐파라의 한 보건소에서 적십자 직원들이 에볼라 사망자 시신을 관에 안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에볼라 의심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최소 246명으로 집계됐으며, 인접국인 우간다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국제 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의 앨런 곤살레스 부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투리주에서 에볼라 발병이 공식 선언된 지 2주 만에 이처럼 많은 환자가 보고된 사례는 없었다”며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새로운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수백 건의 검체가 아직 검사되지 못한 상태라며 실제 유행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경 통제와 공항 폐쇄 등 여러 제약으로 방역 활동과 구호물자 전달이 지연되면서 현장 대응이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 현장 점검…“장례 문화도 감염 확산 요인 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최근 이번 유행의 중심지인 민주콩고 동부 이투리주를 찾아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지역사회 참여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에볼라로 숨진 사람의 시신을 만지는 일부 장례 관행은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유행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분디부교(Bundibugyo)’ 계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민주콩고 유행의 주된 원인이었던 ‘자이르(Zaire)’ 계통과 유전적으로 차이가 커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접촉자 추적, 격리 치료, 감염 관리, 안전한 장례 절차 운영 등 비약물적 방역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
“다음 팬데믹 대비 부족”…한국도 검역 강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이끌었던 톰 프리든 전 국장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번 유행이 전 세계 공중보건 체계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에볼라 유행이 팬데믹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세계가 미래 감염병 위기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시험하는 사례”라며 “현재 대응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WHO 분담금 중단과 CDC 인력 감축 등을 언급하며 “국제 보건 대응 역량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감염자의 혈액·체액 또는 오염된 물품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출혈열 질환이다. 초기에는 발열과 구토,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나고 중증으로 진행되면 출혈 증상과 함께 간 기능 이상, 백혈구·혈소판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치명률은 바이러스 종류와 의료 환경에 따라 최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BBC는 최근 민주콩고를 방문했던 37세 남성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여 현지 보건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이 지난 19일부터 민주콩고와 우간다, 남수단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입국 검역을 강화했다. 다만 질병청은 에볼라가 감염자의 혈액·체액 접촉을 통해 전파되고 현재 발생 지역도 아프리카 일부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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