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매년 10월 둘째·셋째 주말이면 전국 읍·면·동 지역축제가 절정에 이른다. 주민화합 행사부터 농특산물 축제, 문화공연, 가을 음악회까지 곳곳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이제 지역축제는 주민화합을 넘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축제는 3천 건이 넘은지 이미 오래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서울에서 열린 축제 539건 중 279건(51.8%)이 9~11월에 집중됐다. 가을철 축제가 얼마나 활발한지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축제의 성과를 방문객 수와 경제적 효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행사 규모가 커질수록 안전관리 수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최근 읍·면·동 지역축제에도 예산이 늘어나면서 유명 가수와 인기 연예인을 초청하는 사례가 늘면서 행사 규모와 관람객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주민 중심의 작은 행사로 시작했지만 외부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사실상 대규모 공연장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축제의 규모는 커졌는데 안전관리는 여전히 과거의 지역행사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인기 가수가 무대에 오르면 관객이 한꺼번에 앞으로 몰릴 수 있다. 좁은 출입구와 통로, 임시 무대와 전기시설, 부족한 안전요원은 사고 위험을 높인다. 주민자치위원과 자원봉사자의 헌신은 소중하지만 전문적인 인파 통제와 긴급상황 대응까지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명 연예인 초청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정작 관객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을 지키는 예산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역축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행사 주최 측이 전문경비업체를 적극 활용하는 제도적·행정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거나 많은 인파가 예상되는 축제에는 적법한 자격을 갖춘 경비업체를 선정해 행사장 출입 관리, 무대 주변 경호, 관객 동선 관리, 위험지역 통제 등을 맡겨야 한다. 단순히 경비인력을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역별 책임자와 상황 보고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자체는 축제 기획 단계부터 예상 관람객, 행사장 수용능력, 비상대피로, 구급차 진입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경찰·소방·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현장 위험이 감지되면 공연을 즉시 중단하거나 관객 진입을 제한할 수 있는 지휘체계가 필요하다.
아울러 읍·면·동 단위의 소규모 축제에도 위험도에 따라 전문경비인력 배치 비용 등 안전을 지키는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표준 안전관리 지침과 사전점검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축제의 진정한 성공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느냐가 아니라, 모든 주민과 관람객이 안전하게 귀가했느냐에 달려 있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생명과 신뢰를 지키는 필수적인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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