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어물전론’에 호남정치권 “정부 흔들지 말라” 반발
“뉴이재명 수장은 이 대통령” 주장까지…김민석 “평론의 선 넘었다”
민주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 갈등 악화시켜…호남 반도체에 악재 우려
2026년 07월 22일(수) 21:00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 주류를 ‘썩기 직전의 어물전’에 빗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김민석·송영길 후보와 친명계가 유 작가를 향해 “평론의 선을 넘었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은 반면, 정청래 후보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당권 경쟁이 후보 간 정책·노선 대결을 넘어 ‘이재명 정부 엄호론’과 ‘핵심 지지층 복원론’의 대리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작가는 전날 유튜브 방송 ‘2분뉴스’에서 “6개월을 지켜본 결과 ‘뉴이재명’ 세력이 하는 행동은 자칭 친명계의 난동이 아니라 대통령과 참모들이 기획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뉴이재명의 수장은 이재명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어 “절대 권력은 100% 부패한다”며 “아무리 좋은 생선을 파는 어물전도 내버려두면 썩은 내를 풍긴다. 썩은 내가 나기 전에 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과 외연 확장 등을 둘러싼 여권 내 혼선의 최종 책임이 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유 작가는 앞서 민주당 지지층을 구분한 ‘ABC론’을 시작으로 이 대통령이 기존 지지 기반을 허물고 있다는 ‘재건축론’, 현 국정운영이 “필연적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는 ‘필패론’을 잇달아 제기했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비판 수위가 높아지면서 유 작가의 발언이 특정 후보와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사실상의 전대 개입이라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 후보는 “동지의 언어와 애정의 시각에 ‘필패’와 ‘썩은 내’라는 단어는 없다”며 “대통령의 육성과 진심을 왜곡·변조해 평론의 선을 월경했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유 작가의 주장을 “엉터리 예언”으로 규정하고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맞섰다.
송영길 후보도 “유 작가는 그때그때 말이 다르다”며 “왜 이재명 정부를 이토록 야박하게 공격하는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때로는 침묵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정 후보가 유 작가와 공개적으로 선을 긋지 않으면서 핵심 지지층을 둘러싼 김 후보와 정 후보의 대립 구도도 한층 선명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계 김영진 의원도 “자신만의 추측으로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며 기우제를 지내는 것 같다”며 경고했다.
호남 정치권에서도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유 작가는 고장 난 녹음기를 계속 돌리고 있다. 메아리는 이미 끝났다”며 “과유불급으로 자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남 정치권이 당내 갈등을 민감하게 바라보는 데는 지역의 명운이 걸린 대형 국책사업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전남광주에 삼성전자 2기와 SK하이닉스 2기 등 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하고, 전력·용수 공급과 인허가를 정부가 책임져 2030년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업 투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군공항 이전과 부지 조성, 반도체 특별법, 국가 예산, 전력망·용수시설 구축을 수년간 일관되게 밀어붙일 중앙정부의 추진력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안정이 흔들리면 정책 우선순위와 재정 지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당대회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이 아니라 계파 간 생존경쟁으로 흐를 경우, 피해는 결국 호남 반도체와 균형발전 등 지역 핵심 현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지금 보여줘야 할 것은 누가 더 대통령과 가까운지를 겨루는 충성 경쟁이 아니라 국정과 지역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통합의 리더십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광록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