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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울산 제조업 경쟁력 회복, 지산지소 에너지 정책으로]24시간 가동 정유·석화 전기료 年 최대 5천억

에너지가 경쟁력인 시대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울산 제조업 경쟁력 회복, 지산지소 에너지 정책으로]24시간 가동 정유·석화 전기료 年 최대 5천억

(상) 제조업 경쟁력 갉아먹는 전기료 부담

산업용 요금 5년새 70% 급등…제조원가 20%까지 차지

전기료 훨씬 싼 중국과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석화기업 부담 낮추려 만든 한주, 한전보다 비싸게 공급

자료이미지 / Ai 생성이미지

에너지가 경쟁력인 시대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최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메가프로젝트 성공의 핵심 열쇠는 전력의 적기 공급과 송전망의 조기 구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가 산업화를 이끌어 온 울산의 제조업들도 전기요금과 원자재 가격, 인건비, 탄소 감축 비용 등의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비철금속, 자동차 부품, 조선 기자재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업종은 전기요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중국이 값싼 석탄·수력발전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를 대거 공급하면서 전기료가 제조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울산의 석유화학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울산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는 수년간의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중앙정부의 지원 정책 속 울산 홀대론에 따른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지산지소형 전력 생태계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연간 수천억대 전기료 부담

울산의 석유화학 기업들은 매년 유틸리티 비용, 특히 전기료로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을 쓰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을 모두 영위하는 S-OIL은 연간 전기를 46만㎾h 사용하는데, 금액으로 5000억원을 상회한다. SK이노베이션도 연간 전기를 32만㎾h 사용해 전기료로 5000억원 가량을 낸다. 롯데정밀화학은 2000여억원,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600여억원의 전기료를 연간 부담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의 산업용 전기료는 최근 수년 새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2021년 4분기 ㎾h당 105.5원이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4분기 185.5원으로 5년 새 70% 넘게 올랐다.

오른 전기요금으로 추산해 보면 기업당 많게는 2000억원에서 적게는 350여억원을 전기료로 더 내게 된 셈이다. 특히 정기보수 기간을 제외하고 1년 365일 24시간 설비를 가동하는 석유화학은 높아진 전기료 때문에 제조원가에서 전기료 비중이 최대 20%까지 오르는 등 요금 인상분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지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산업용 전기료가 ㎾h당 110~130원에 불과한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높아진 전기료는 내수 물가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싼 전기료로 값싼 물량을 밀어내고 있다"며 "특히 범용 시장에서는 중국과 경쟁해 가격 경쟁력 갖추려면 단 1원이라도 전기료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석화공단 유틸리티 공급 한주 전기요금 도리어 비싸

여기에 더해 석유화학 기업의 유틸리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세워진 집단에너지사업자이자 구역전기사업자인 한주가 도리어 한전보다 높은 값에 산업용 전기를 공급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주는 전력, 증기, 공업용수 등 유틸리티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울산 석유화학공단 입주사 16곳이 공동 출자해 세웠다. 한주는 석탄과 천연가스를 들여와 전기를 생산해 입주사에 판매하고, 일부는 한전망으로부터 전기를 받아(수전) 공급한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석화기업의 전기요금을 보면, 기업들이 한전망을 통해 전기를 직접 공급받는 것과 비교해 ㎾h당 0.1~0.3원가량 가격이 높다. 이는 한주가 직접 발전한 전기와 한전으로부터 받아 공급하는 전기 간 요금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한주가 직접 발전해 공급하는 전기요금은 수용가(수요처)간 형평성을 위해 한전과 동일한 요금 체계를 따른다.

문제는 한주가 한전으로부터 받아 공급하는 전기에 대한 요금이다. 한주는 한전으로부터 받은 초고압 전력을 입주사 설비에 맞는 전압으로 바꿔 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단지 내 배전망 구축과 유지보수에 비용이 소요된다. 한전 요금에 인프라 운영비가 추가되는 셈이다.

물론 인프라 구축비는 개별 기업이 구축하는 것을 공동의 개념으로 구축해 비용을 분산한다는 점에서 필수적이고, 오히려 비용을 낮추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한주 전기요금에 지속 물음표를 던지는 이유는 단지 내 기업의 유틸리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세워진 한주의 영업이익이 최근 수년 새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283억원에 불과하던 한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1040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에 한주 지분 50.13%를 보유한 대한유화는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2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분율에 따라 한주 영업이익 중 680억원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전체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또 열병합발전을 하는 한주가 발전 특성상 스팀 수요가 적을 경우 자체 발전량을 줄이고 전기요금이 높게 책정되는 수전 공급을 늘리는 점도 전기요금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주가 낮은 가격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본래 취지를 벗어난 지 오래다"라며 "특정 기업에 한주 지분율이 쏠리면서, 이사회 등에서 전기요금 관련 의사결정도 합리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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