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묶이고 LNG값 치솟고…한전, 재무위험 ‘경계’ 격상
SMP 8개월 만에 63% 급등…발전 원가 상승에 경영 압박
전기료 인상 어려운 상황서 적자·부채 누적…자구책도 한계
2026년 08월 05일(수) 17:25
한전 전경.
한국전력공사(한전)가 3년여 만에 조직 내 운영 중인 재무위험 관리 단계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장기간 누적 적자와 부채 등 다발적 재무위기를 겪고 상황에서 중동발 에너지 원자재 가격 파동이 장기화하면서 경영 위기감이 고조된 결과로 분석된다.
5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6월 초 재무위험 관리 단계를 두 번째로 높은 경계 단계로 격상시켰다. 재무위험 관리 단계는 한전이 러-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떠안은 45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와 200조원 규모의 부채 등 재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도입한 체계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운영되고 있다. 각 단계는 한전의 재무상황과 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한전은 이에 따라 재무위험 관리를 위한 단계별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최근 중동전쟁 영향으로 발전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력구매비도 올라 재무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민생 안정 우선 정책 기조에 따라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경영 위기감을 가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당분간 대대적인 요금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지난 3년여 간 비용 절감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24년에는 자회사인 한전기술 지분 매각, 직원 명절 상여금 및 유급휴무제도 폐지 등 지원예산 대폭 절감 등 긴축 운영 체제를 운영했고, 최근에도 정부에 액화천연가스(LNG) 관세 면제, 발전용 LNG 개별소비세 15% 감면 등을 적극 요청했다.
정부도 물가 안정과 더불어 한전의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하반기 LNG와 LPG의 할당관세율을 0%로 적용하고, 발전용 LNG에 대한 개별소비세도 올해 말까지 15% 감면하기로 했다.
하지만 에너지 업계에서는 폭발적으로 치솟은 발전 원자재와 전력도매가격(SMP)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단순 세제 지원만으로는 한전이 재무 위기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인 SMP는 지난 1일 기준 1㎾h(킬로와트시) 당 147.75원으로 전년 12월(90.43원) 대비 63.4%나 상승했다. SMP는 발전 원료 중에서도 LNG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중동전쟁으로 LNG 가격이 폭등하면서 SMP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일반발전사업자가 공급받는 천연가스 요금도 GJ(기가줄) 당 2만 2726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 6월(GJ 당 2만 522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만에 10%나 올랐다.
금융권 등에서도 올 3~4분기 한전의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으며,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전력망 구축에 따른 대규모 추가 지출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전 관계자는 “국가적인 대규모 투자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업무비용 절감 등 자구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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