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이달 사흘 빼고 모두 '팔자'…이미 지난달 순매도액 넘어서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의 기록적인 매물 폭탄과 이를 받아내려는 개인 투자자 간의 치열한 ‘수급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2조2570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이었던 지난달(21조730억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우는 수치다.
반면 개인 투자자(개미)들은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역대급’ 방어전에 나섰다. 개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만 26조250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종전 최대 기록인 2021년 1월(약 22조3000억원)의 '동학개미 운동' 당시 기록을 넘어선 역대 월간 최대 순매수 수치다.. 특히 지난 3월 23일, 지수가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을 때 개인은 하루에만 7조31억원을 순매수하며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기록도 함께 갈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지수 급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 급등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워낙 거세고 기관마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개인의 힘만으로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3거래일(4일·10일·18일)을 제외하고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가장 많이 순매도한 날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거래일인 3일로,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1490억원 팔았다. 뒤이어 지난 23일 3조6750억원 순매도하며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 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매물이 출회됐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 유가 변동성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이 외국인의 투매로 이어지고 있고,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이를 부추겼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3.85% 상승했다. 지난 23일에는 17년여만에 장중 1510원을 넘기도 했다.
외국인 이탈이 지속되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주식 비중도 감소세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1663조6090억원으로 전체 시총(4459조3204억원)의 37.32%를 차지했다. 지난달 26일 38.10% 수준이던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중은 이달 들어 37%대로 떨어진 것.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기대감 속에서 연초 이후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 폭이 확대됐고, 이에 따른 외국인의 기존 보유 물량 정리가 전체 순매도 흐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수급은 기존 주도주의 차익실현과 동시에 새로운 업종으로 포지션 재배치가 병행되는 국면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단기적으로 외국인 순매도 흐름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외국인 자금이 어떤 업종으로 재배치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외국인은 반도체주는 대거 팔고, 보험, 화장품 업종 등은 담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생명으로 2090억원 담았다. 뒤이어 셀트리온(1990원), 에이피알(1880억원), HD현대중공업(1550억원), 두산에너빌리티(1530억원) 등 순으로 많이 담았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0조5390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으며, SK하이닉스도 3조9920억원 팔며 2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가 추가로 상향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수급상으로 3월 중 반도체 업종에서 공격적인 순매도를 단행한 외국인의 수급 여건을 호전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점에서 중요도를 높게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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