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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오늘의 주장/ 교육부 '특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 대학 혁신과 지방대 생존경쟁 고민해야

교육부가 ‘특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사립대 33곳에 향후 5년간 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늘의 주장/ 교육부 '특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 대학 혁신과 지방대 생존경쟁 고민해야

교육부가 ‘특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사립대 33곳에 향후 5년간 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국방산업, K-푸드, 콘텐츠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대학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선정 대학은 정원을 줄이고 학과를 재편하는 대신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 혜택을 받게 된다.

겉으로는 대학 혁신 정책이지만, 이면에는 지방대 구조조정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상당수 지방 사립대는 신입생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대학이 모두 같은 학과를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더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정부는 대학별 강점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유도하고 있다.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키우고 지역 경제와 연계된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논리다.

취지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지역 산업과 대학이 긴밀하게 연결된다면 취업률 증가와 지역 인재 정착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대가 획일적인 운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브랜드를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전반이 ‘육성’보다 ‘선별’에 가까운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컬대학 사업과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역시 지역대학 혁신을 내세웠지만, 대학 현장에서는 생존경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정원을 줄여야 하고, 학과를 통폐합해야 하며, 때로는 대학 간 통합까지 추진해야 한다.

이번 특성화 사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성화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 핵심 조건은 정원 감축과 구조조정이다.

충북도내 현실은 이런 우려를 더욱 키운다.

현재 충북은 충북대와 한국교통대학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명분은 지역 거점국립대 경쟁력 강화지만,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개혁 성격도 짙다.

대학 경쟁력 제고라는 이름 아래 결국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정책이 수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업에서도 충북과 충남의 상황은 다소 대조적이다.

충남은 반도체, 국방·방위산업, 농촌융복합산업, K-푸드 등 지역 산업과 연계 가능한 특성화 모델이 다수 선정됐다.

미래 산업과의 연결고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반면 충북은 국가 반도체 산업 핵심 거점임에도 충북보건과학대 한 곳만 선정됐다.

수도권과 인접해 우수 학생 유출이 심하고, 지역 대학들은 모집난과 재정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통합 논의 역시 이 같은 위기의 연장선에 있다.

충북의 문제는 단순한 대학 경쟁력이 아니라 지역 인재 유출과 지역 소멸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더 큰 우려는 대학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은 산업 현장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기관인 동시에 학문과 비판적 사고를 책임지는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정책은 취업률과 산업 연계성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모든 대학이 반도체와 AI를 외치며 비슷한 방향으로 달려간다면 인문학과 기초학문, 순수학문은 설 자리를 잃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대학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고,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혁신이 구조조정의 다른 이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학을 줄이는 것이 정책 목표가 돼서도 안 된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정원을 감축했느냐가 아니라 지역 대학이 지역의 미래와 어떻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느냐다.

글로컬대학 사업과 RISE, 그리고 특성화 선도대학 사업은 결국 같은 선상에 서 있다.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정책인가 또는 지방대를 선별하기 위한 정책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지역 대학들이 원하는 것은 또 다른 구조조정이 아니다.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특성화가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지려면 대학의 다양성과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담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원금 6000억원은 지방대 회생 마중물이 아니라 쇠퇴를 관리하는 비용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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