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10건 게시… 언론 보도에 직접 정정·사과 요구
검찰개혁 여권 내부 공격엔 "무책임한 극단주의" 직격
지지율 답보 속 온·오프라인 ‘직접 소통’ 확대기조 뚜렷
기자간담회·농어민 대화 이어 與 중진 만찬으로 직접설명
"직접 소통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건 때려도 저항하지 말고 그냥 맞아라 하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현안과 언론 보도, 여권 내부의 강경론을 향해 연일 거침없는 메시지를 쏟아내며 사실상 '전투 모드'에 돌입했다. 국정 운영의 진의가 왜곡되고 있다는 답답함 속에서 참모진 뒤에 머물기보다 특유의 '직접 소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여론전과 현장 대면 접촉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한편, 여당 중진 의원들과 만찬을 가지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전열 정비에 나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엑스(X·옛 트위터)에 10건의 게시글을 잇달아 올리며 주요 현안에 직접 반박과 설명을 내놓았다.
가장 매서운 화살은 언론의 보도 행태를 향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내국인 고용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발언을 한 언론이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라는 제목으로 보도하자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며 "같은 기사의 본문 내용과 제목 내용이 다르다. 정론직필하고자 하는 언론일 것이니 기사 정정하시고 사과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정면으로 지적했다.
이후 해당 언론이 제목에 '크게'를 추가해 수정하자, 이 대통령은 이를 언급한 누리꾼의 글에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재차 비판했다.
전국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배경으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책임 전가'라는 비판 보도가 나온 것에도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공개된 국무회의 발언을 직접 보고 최소한의 보도윤리를 가지고 쓴 것인지 의문"이라며, 수십 년간 방치된 조사를 한꺼번에 하자는 훌륭한 제안을 한 사람이 장관이었기 때문에 칭찬 삼아 제안자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면서도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SNS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건 때려도 저항하지 말고 그냥 맞아라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여권 내부의 검찰개혁 강경파를 향해서도 타협 없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서 '무극파'(무책임한 극단주의) 표현에 사과를 요구한 누리꾼에게 직접 답글을 달았다. 이 대통령은 "일부 국민들의 조급하고 절박한 개혁 열망에 편승해 개혁 실패의 불안감을 자극한다"며 자기만 선명한 개혁 주체인 양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선동을 하고 진짜 개혁을 하려는 동지를 공격하며, 실질적·실효적 개혁의 실패로 이끌어 가는 것이 무책임한 극단주의"라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이 국정 홍보와 현안 반박의 최전선에 직접 뛰어든 배경에는 최근 답보 상태에 빠진 국정 지지율과 그에 따른 절박함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9~23일 전국 18세 이상 2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0%p 하락한 35.3%를 기록했다.
경제·부동산 불안과 여권 내부의 파열음이 겹치며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과거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자신의 최대 정치적 자산이자 성공 방정식이었던 '직접 소통' 카드를 다시 전면에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직접 소통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절실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SNS가 없었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며 "마지막 순간에 본인을 살려줄 수 있는 숨구멍은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역설했다.지난 21일 엑스를 통해서도 "국정 생중계도, 언론 접촉도, 현장 방문도, SNS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공언했고, 지난 26일에는 농지 전수조사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 등으로 우려가 커진 농어민 110여 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을 이해시키고자 했다.당내 구심력을 다지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6선 송영길 의원과 5선 김태년·박지원·안규백·우원식·윤호중·이인영·정동영·정성호 의원 등 5선 이상 중진 9명과 만찬을 함께하며 국정 운영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 26일 우원식 전 국회의장과의 오찬에 이은 연쇄 접촉이자,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즉각 탄핵 대신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으로서는 정부의 개혁 방향과 정책 성과가 정쟁과 강경론에 묻히는 상황이 가장 답답할 것"이라며 "자신이 가장 잘하는 직접 소통으로 여론을 돌파하는 동시에 중진들과의 호흡을 통해 당내 잡음을 줄이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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