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위 아이·카메라 든 어른…숨죽인 기다림 뒤 “와” 함성
수백명 인파 발사 2시간 전부터 ‘북적’
전날부터 명당 선점…발사 포착 분주
굉음 내뿜으며 솟구치자 곳곳서 탄성
“역사적 순간 짜릿”…우주 향한 꿈 ‘쑥’
2026년 10월 07일(수) 20:20
관람객들이 7일 낮 12시 25분께 전남광주시 고흥군 영남면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누리호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발사합니다. 5! 4! 3! 2!… 저기 누리호다.”
7일 오전 찾은 전남광주시 고흥군 영남면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발사 시작 2시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백여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돗자리와 간이의자를 펴고 앉은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한 이들까지 발사 순간을 눈에 담기 위한 준비에 분주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발사 전날부터 명당을 선점한 채 숙식을 해결하며 누리호가 날아오를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린 자녀를 어깨 위에 올린 부모들은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잘 볼 수 있는 자리를 찾기 위해 전망대 주변을 오갔고, 쌍안경으로 누리호가 떠오를 방향을 살피거나 유튜브 생중계로 남은 발사 시간을 확인하기도 했다.
발사 시간인 이날 낮 12시 25분, 바다 너머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누리호가 하늘로 오르자 관람객들은 “와” 함성을 내질렀다. 이내 누리호가 화염을 내뿜고 ‘두두두’ 굉음이 들려오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로 발사 장면을 촬영했고, 누리호를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어린 자녀에게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위치를 알려주는 부모도 있었다. 상당수 관람객들은 누리호가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관람객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하늘을 지켜봤다.
이날 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눈에 담아서 짜릿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세종에서 고흥까지 내려온 황수민(여·40)씨는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 누리호 발사 소식을 듣고 학교 수업과 온라인 동영상 등으로 계속 공부했다”며 “화면으로만 보는 것보다 실제 발사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 아이에게 훨씬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고흥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장성에서 온 김용휴(72)·임병례(여·68)씨 부부는 “그동안 TV로만 보다가 실제 현장에 온 건 처음이었다”면서 “날씨가 맑아 누리호가 올라가는 모습도 잘 보였다. 이번 발사로 대한민국 우주기술이 또 한걸음 발전했으면 한다”고 웃었다.
이용재(38)·오연실(여·34)씨 부부는 이누리(3)군과 이해리(여·1)양 자녀와 함께 울산에서 고흥까지 왔다.
이씨는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전망대까지 걸어오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누리호가 힘차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힘들었던 게 잊혔다”며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오늘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나중에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면서 함께 누리호를 봤던 날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순천대 우주항공과에 재학 중인 방글라데시 출신 유학생 타쓰미야(24)씨도 부푼 마음으로 누리호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 타쓰미야씨는 “발사가 잘될 수 있을지 걱정하며 왔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 같다. 우주항공을 공부하면서 발사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어 뜻깊다”며 “방글라데시는 발사체 시도가 1번으로 경험이 적은데 대한민국처럼 계속 기술을 쌓아 발사 기술이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리호의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 전날인 6일부터 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도 있었다.
천안에서 온 정태찬(67)씨는 “고흥에서 누리호 1차부터 5차 발사까지 모두 지켜봤다. 발사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매번 분위기가 달라 현장에 오게 된다”며 “누리호가 한 차례씩 발사될 때마다 우리나라 우주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보는 것 같아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파일럿과 과학자가 꿈인 10대들도 누리호 발사 현장을 찾았다. 김현준(16)군은 “지난 2차 발사 당시 현장에서 지켜봤는데 시간이 흐른 만큼 기술이 발전했으니 기대감을 가지고 왔다”며 “이번에는 발사 과정도 미리 찾아보고 현장에서 누리호가 날아오르는 소리도 들으니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김재백(12)군도 “영상으로만 보던 누리호가 실제로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신기했다”며 “나중에 로봇을 설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고흥 글·사진=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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