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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약공시론] 창고형 약국 논란, 감정이 아닌 시장의 냉철한 시각으로 바...

반면 한때 시장을 호령하던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제 쿠팡, 네이버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밀려 고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은 홈플러스 부도를 걱정하면서 생필품은 쿠팡에서...

[약공시론] 창고형 약국 논란, 감정이 아닌 시장의 냉철한 시각으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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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공시론] 창고형 약국 논란, 감정이 아닌 시장의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약사회의 '창고형 약국' 대응 방식은 문제 본질보다 '불법 프레임'에 기대어 오히려 법적 혼선을 키우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정보 취약 계층이 아니며, 대형 약국들은 시장 경제 속에서 당연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약사는 가격 경쟁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 옴니채널화, 일반의약품 소분 판매 제도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박정관 위드팜 회장. 사진 : 약사공론 DB

최근 이른바 ‘창고형 약국’, ‘기형적 약국’의 확산을 둘러싼 약사회의 대응을 보며, 약업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우려를 느낍니다. 현재 약사회가 보여주는 대응 방식은 문제의 본질을 차분히 짚기보다 자극적인 외형이나 단순화된 ‘불법 프레임’에 기대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같은 접근은 논란을 정리하기는 커녕, 오히려 왜곡된 약국 운영 구조를 확산시키고 법적 해석의 혼선만 키우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먼저 우리가 인정해야 할 엄연한 사실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과거의 정보 취약 계층이 아닙니다. 이른바 ‘성지약국’이라 불리는 대형 약국들의 판매 가격은 이미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가격 정보가 이렇게 오픈되어 있고, 그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패턴 또한 이미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종로 5가나 남대문처럼 특정 지역에만 편중되어 있던 대형 약국들이 이제 ‘창고형 약국’이라는 이름으로 지역별 거점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약사의 일탈이 아니라, ‘돈이 된다는 곳에 자본과 인프라가 몰린다’는 시장 경제의 당연한 속성입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소비자의 품목 선택 범위입니다. 과거에는 장기 복용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싸게 사려고 대형 약국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전혀 다릅니다. 당장 복용해야 할 해열제, 소화제 같은 상비약이나 급성기 질환 약까지도 ‘상비용’이라는 명목 하에 창고형 약국에서 쇼핑 카트에 담고 있습니다.

지역 약국의 마지막 보루인 기초 의약품 시장마저 대형 유통의 논리에 잠식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약국이 환자의 증상을 상담하고 적절한 약을 권하는 공간이 아니라, 공산품을 고르듯 쇼핑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약사 직능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창고형 약국은 과연 지속 가능한 모델일까요? 저는 여기서 그들의 수익 구조를 냉정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통적인 대형 약국들은 광고 품목(지명 구매 상품)을 원가 수준으로 싸게 팔아 고객을 유인한 뒤, 약사의 상담을 통해 수익률이 높은 ‘역매품(자체 마진 품목)’을 판매하여 전체 수익을 맞추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반면, 현재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가 직접 쇼핑 카트를 몰며 의약품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약사의 적극적인 개입이나 상담이 최소화된 구조에서는 기존 대형 약국들이 누리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들은 이미 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받아 ‘면허 대여’와 같은 명백한 위법 행위는 교묘하게 배제하면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회가 계속 이슈화하고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실질적인 법적 제어 효과 없이 오히려 대중에게 그들을 홍보해 주는 결과만 낳을 뿐입니다. 이는 자칫 ‘돈이 된다’는 착시효과를 일으켜 시중 자본이 더 몰리게 하는 역효과를 발생시킵니다.

저 역시 과거에 제가 설립했던 회사가 약사회의 문제 제기로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그 구조는 이미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통해 합법적이라는 판단을 받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해석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수사로까지 이어졌으나 결과는 예상대로 ‘무혐의’였습니다.

저는 그때 분명히 예견했습니다. 이러한 무분별한 고발과 그로 인한 무혐의 판단은 문제를 종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형이 유사한 ‘진짜 위법한’ 구조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그 사건 이후 이른바 네트워크형 약국들은 더욱 당당하게 확산되었습니다.

지금의 창고형 약국 논란 역시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명확한 법리적 근거 없이 단순한 기준과 소모적인 공방은, 또다시 우리가 원치 않는 결과를 스스로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창고형’이라는 형태 자체를 불법으로 몰아세우기보다는, 약국의 독립적인 경영권을 어떻게 수호할 것인지, 그리고 의약품의 과도한 상업화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나아가 지역약국들이 고객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컨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다음의 세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가격 불신 해소와 서비스 차별화입니다.

과거부터 쌓인 지역 약국의 ‘비싸다(?)’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걷어내야 합니다. 창고형 약국의 판매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그 정보를 지역 약사들에게 공유하고, 지역 약국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판매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가격 차이는 크지 않지만,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단골 약사의 전문적인 복약지도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바로 우리 동네 약국”이라는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시켜야 합니다.

둘째, 약국의 옴니채널(Omni-Channel)화입니다.

과거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동네 슈퍼가 전멸할 것이라 했지만, 슈퍼는 ‘편의점’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반면 한때 시장을 호령하던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제 쿠팡, 네이버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밀려 고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은 홈플러스 부도를 걱정하면서 생필품은 쿠팡에서 구매하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마음이 이미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과 결합된 ‘옴니채널’로 이동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약국 역시 오프라인의 틀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최소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만이라도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통신판매업’ 등록을 허용하는 등, 시대의 흐름이 맞는 제도적 통로를 반드시 열어주어야 합니다.

셋째, ‘일반의약품 소분판매’의 제도화입니다.

과거 의약분업 시행 과정에서 약사들의 소분 판매 권한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건강기능식품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소분판매의 길을 열었듯, 일반의약품 또한 소분 판매제도화를 해야 합니다. 이는 대형 유통 자본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며, 오직 약사만이 합법적으로 행할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입니다. 또한, 단순히 약을 쪼개 파는 행위를 넘어 경증 환자의 의료비를 절감하고, 지역 약국이 환자와 만나는 ‘상담의 접점’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대는 변하고 시장의 흐름은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든 ‘불법 프레임’에 갇혀 실익 없는 싸움을 반복하는 동안, 지역 약사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냉정하게 시장을 읽고, 사실과 데이터로 승부하며, 약사의 전문성이 진정으로 빛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비난과 고발 위주의 대응에서 벗어나 구조와 본질을 바라보는 성숙한 논의가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또다시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 본 기고는 약사공론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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