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야심 프로젝트 실손24의 딜레마···보험사 앱 대비 경쟁력 '의문'

병원에서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영수증과 진료 내역서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해당 파일을 보험사 앱에 첨부하는 방식으로 청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실물 서류는 필요하지 않다. 이로 인해 '데이터 직접...

야심 프로젝트 실손24의 딜레마···보험사 앱 대비 경쟁력 '의문'

보험사 앱 성장 속 병·의원 참여율 저조 지속

실손 중복가입 3.5% 한계 "차별화 못 느껴"

실손24는 동네 병·의원과 약국까지 전산 청구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참여율은 26%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구축 비용과 EMR 업체 수수료 부담 등이 작용하면서 의료기관의 참여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손24 홈페이지

“서류 뭉치 들고 사진 찍던 시대는 끝났다”는 구호와 함께 등장한 공공 플랫폼 ‘실손24’. 소비자들은 병원 이용 직후 스마트폰으로 보험금 청구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실손24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간편 청구 기능만으로는 이미 고도화된 보험사 자체 앱과 핀테크 플랫폼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손24가 ‘필수 앱’으로 자리 잡지 못한 배경에는 보험사 플랫폼 전략과 의료계 참여 문제, 기술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실손24의 핵심은 병원에서 보험사로 데이터를 직접 전송하는 ‘서류 없는 청구’ 구조다.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 내역서를 별도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 기능은 이미 주요 보험사들이 선점한 영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는 상급종합병원과 시스템 연동을 통해 자체 앱 기반 간편 청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고객이 자사 앱에 머물기를 원한다”며 “간편 청구를 자사 플랫폼으로 유도해야 다른 상품 노출과 데이터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병원 이용자의 경우 실손24를 사용할 유인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네 병·의원 4분의 1만 참여 한계

실손24는 1·2차 병·의원과 약국까지 전산 청구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대형 병원 중심 구조를 넘어 지역 의료기관까지 포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실제 참여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 기준 약 9만7000 곳의 의원·약국의 실손24 연계율은 26.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앱을 설치해도 이용 가능한 병원이 제한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대형 병원에서는 보험사 앱과 차별성이 크지 않고 동네 병원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손 중복 가입자 고작 3.5%···핵심 기능 타깃 어려워

실손24는 한번의 청구 신청만으로도 여러 보험사에 동시 청구가 가능한 기능 역시 주요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해당 기능의 실제 수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지난 2023년 기준 실손보험 중복가입자는 137만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수(약 3500만명 추산)의 4%도 되지 않는 숫자다.

또한 2023년 이후 중복 가입 정리 제도가 강화되면서 동시 청구 수요는 더욱 축소되는 흐름이다. 심지어 일부 보험사는  이미 타사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실손24의 차별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공공데이터·AI 결합 민간 서비스 확산

실손24가 정체된 사이 민간 보험사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신한라이프의 ‘S-Pass’는 공공데이터와 디지털 인증을 결합한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서비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도 서류 없이 보험금 청구를 가능하게 한다. 병원 전산망 연동에 의존하는 구조보다 유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인공지능 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해 종이 서류도 자동 처리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민간 서비스 경쟁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모바일 전자문서 확산···대체 경로 등장

이에 더해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모바일 전자문서 발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병원에서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영수증과 진료 내역서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해당 파일을 보험사 앱에 첨부하는 방식으로 청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실물 서류는 필요하지 않다. 이로 인해 ‘데이터 직접 전송’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실손24는 소비자 편의를 목표로 도입된 공공 플랫폼으로 출범했지만 보험사 플랫폼 경쟁, 의료기관 참여 한계, 민간 기술 발전이라는 변수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24의 간편 청구 서비스가 보험사 앱 내 서비스보다 크게 편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라면 실손24 가입과 본인인증 자체도 부담스러운 수준일 수 있다”며 “병·의원 참여를 빠르게 확대하거나 데이터 기반 부가 서비스를 개발해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의 약자로 병원의 진료 기록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보험 청구 자동화를 위해 병원과 보험사 간 데이터 연동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