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야권이 꺼낸 90명 다 퇴짜놨다…결국 ‘증인 0명’ 맹탕 청문회

이번 주부터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맹탕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주부터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맹탕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야권이 후보자들의 신약 청탁 의혹과 철거민 특혜, 부동산 투기 등을 검증하기 위해 신청한 약 90여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여권이 모두 거부하면서 ‘증인 0명 청문회’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15일 열리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청탁 로비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청탁 브로커 양모 씨와 제넨셀 설립자 강모 씨,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2024년 김 후보자 수사에 관여한 당시 서부지검 수사팀 등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을 신청했지만 채택은 무산됐다. 지난 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이 “증인이 아무도 없는 맹탕 청문회”라고 반발하자, 민주당 소속의 서영교 위원장은 “장관 후보자가 증인이고, 증인 없이 가는 게 보통의 청문회”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13일 김 후보자 측이 국회에 제공한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두 사람에 대한 자료를 집중 요구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2022~2023년 한 의원의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의 사건 보고 자료 일체를 요구했고, 서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구치소 접견 기록과 영치금 기록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장관 재직 당시 검찰에서 수사했던 내부 자료를 토대로 ‘신약 청탁 사건’을 문제 삼고 있다고 보고, 수사 자료 유출 문제로 역공을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를 주도한 한 의원을 공격해 입막음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강선영 간사(오른쪽)와 김소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인사청문회 일정 여야 합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15일 열리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신청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재경부 세제실장 등 2명의 증인도 채택되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의 상관이던 김 전 실장과, 함께 근무한 세제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놓고 정책 검증을 하겠다는 취지였다. 국회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의 자질과 직결되는 정책 검증마저도 막고 무조건 임명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15일)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16일)도 증인과 참고인 없이 실시된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역시 본인과 부친, 형, 고모 등 4명이 철거민으로 위장 전입해 고가 아파트를 특별 분양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지만 민주당은 야권이 요구한 증인 채택을 모두 거부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 10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 실패에 대한 청와대의 검증 책임을 묻고, 철거민 특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증인 출석이 필요하다”며 강훈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과 서울시 공무원 등 총 5명을 16일 열리는 청문회 증인으로 요구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아들의 분당 양지마을 상가 매입 내역을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정부 집권 이후 ‘증인 0명 청문회’가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다”며 “각종 의혹에도 국회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스스로 무력화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내각 후보자 청문회는 총 25차례 진행됐고, 이 가운데 증인·참고인이 1명도 없었던 경우는 18차례에 달했다.

김규태·류효림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