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자사 주식의 무단 거래 경고에 프리IPO(상장 전 지분 거래)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한 우호 거래까지 ‘무효’로 간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앤트로픽 로고 / 조선DB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서 8개 업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무단 주식 매각에 대한 경고문을 게시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앤트로픽 주식 거래에 대해 무효로 간주한다는 경고였다. 투자자들이 SPV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그간 앤트로픽는 회사 승인 없는 주식 거래를 경고해 왔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거래했다. 그러던 중 앤트로픽이 거래 금지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지분 보유를 내세운 일부 상장 펀드는 발표 후 급락했고, 비상장 주식 중개업체도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앤트로픽이 지목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하이브의 심 데사이 창업자는 “앤트로픽의 승인을 받은 거래만 중개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플랫폼 유니콘스 익스체인지의 이단 밀러 대표는 “앤트로픽이 시장에 폭탄을 던져 부당하게 이 사안에 휘말렸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은 급성장했다. 앤트로픽, 오픈AI, 스페이스X 등과 같이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큰 스타트업 지분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형 벤처캐피털과 기관투자가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뒀고, 일부 내부자는 보유 지분을 현금화했다. 앤트로픽은 9000억달러 이상 기업가치로 추가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비상장 주식 중개업체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앤트로픽 지분을 판매한다고 홍보 중이다.
특히 SPV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SPV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특정 기업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는 소액 투자자들이 프리IPO 기업에 접근하는 주요 통로가 됐지만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지고 여러 단계로 중첩되면서 최종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지 아니면 주식에 대한 간접 청구권만 갖는지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결과, 한 두바이 소재 브로커는 앤트로픽 지분을 1조2000억달러 기업가치 기준으로 판매하겠다며 10% 수수료를 요구했다. 해당 상품은 브로커가 판매하는 SPV가 또 다른 SPV에 투자하고, 그 SPV가 앤트로픽 주식을 보유한다고 주장하는 다층 구조였다. 이런 구조는 투자자에게 큰 법적 위험을 안길 수 있다.
시장 충격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SPV를 통해 앤트로픽과 오픈AI 지분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폐쇄형 펀드 펀드라이즈 이노베이션 펀드와 데스티니 테크100은 앤트로픽 발표 이후 각각 약 29%, 33% 하락했다.
FTX의 앤트로픽 지분 매각 과정에서 주식을 매입한 맨해튼벤처파트너스의 재러드 카멀 창업자는 지난주 외부 SPV를 통해 투자한 이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깨닫는 순간 (위험에) 완전히 노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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