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의 '메리어트 본보이 더 클래식(아래)',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카드 [사진=신한카드]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신한카드가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선보였던 ‘메리어트 본보이 더 클래식’ 카드를 단종한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카드사들이 이른바 ‘혜자 카드’ 정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호텔 특화 카드의 대표 주자까지 퇴장 수순을 밟게 됐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신용·체크카드 12종의 신규·갱신 발급 중단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23일 오후 5시부터 메리어트 본보이 더 클래식, LG U+ 더할인·Smart 10 Big Plus, 대성학원, 이마트 와이즈앤쇼핑, 잔망루피 On·Hey Young, 네이버페이 신한카드 S2 등 일부 상품의 발급이 중단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상품은 메리어트 본보이 더 클래식이다. 이 카드는 연회비 대비 혜택이 두터워 호텔 마니아들 사이에서 ‘필수 카드’로 꼽혀왔다. 메리어트 계열 호텔 이용자들에게는 실속형 카드로 인기가 높았다.
신한카드 측은 이용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카드에 비해 클래식 카드의 이용 고객 수가 매우 적었다”며 “고객 선호도가 더 높은 상품에 서비스를 집중하기 위해 단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협업해 ‘메리어트 본보이 카드’ 2종을 운영해왔다. 연 1회 무료 숙박권과 골드 엘리트 멤버십 혜택 등을 제공하는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MZ세대를 겨냥해 연회비를 낮추고 포인트 적립 기회를 늘린 ‘메리어트 본보이 더 클래식’이 그것이다.
이번 단종은 개별 카드 하나의 퇴장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카드업계 전반이 수익성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흐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현대·KB국민 등 전업 카드사 8곳이 단종한 카드는 모두 525종이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는 421종, 체크카드는 104종이었다. 하루 평균 1.4개꼴로 카드가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다. 2024년에는 단종 카드 수가 600종에 육박했다.
배경은 뚜렷하다. 카드 승인 금액은 늘고 있지만 수익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해 연간 카드 승인 금액은 1266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 늘었지만,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 영향으로 8개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6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여기에 조달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고혜택 상품부터 정리하고 있다.
대신 카드사들은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나 실적 조건이 까다로운 상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추세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모은 뒤 리뉴얼 과정에서 혜택을 줄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달 2030 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 ‘더 오렌지’를 내놓는 한편, M HYBRID·CHECK와 X HYBRID·CHECK 4종의 교체·발급 중단을 예고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조기에 판매 한도를 채우지 못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상품은 출시 직후에도 단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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