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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5화 여성이 분노를 표현하지 못...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6화는 '여성의 화가 문제시되는 이유'로 이어집니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네이버 뉴스에서 더 많은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5화 여성이 분노를 표현하지 못...

왜 우리는 화가 나도 그 감정을 바로 표현하지 못할까?

왜 분명히 부당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먼저 말을 고르게 될까?

왜 어떤 분노는 밖으로는 다른 감정처럼 표현될까?

이미지는 AI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여성들은 많은 경우에 화가 날 때도 그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분명히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올라오는데도 그 감정을 바로 말하기보다 표현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바꾸려고 노력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화가 나는 순간에도 이렇게 말을 시작한다. ‘제가 오해했을 수도 있지만…’, ‘제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라고 한템프를 늦춘다.

분노를 설명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낮추는 문장이나 설명을 덧붙이게 된다. 하지만 관계를 조금 더 차분히 들여다보면 이런 모습은 개인의 성격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많은 여성이 아주 오래전부터 화를 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으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여자는 화를 내면 보기 좋지 않다. 목소리를 높이면 감정적이라는 말을 들었고, 조금 강하게 말하면 성격이 까다롭다는 평가가 따라온다.

그래서 분노는 표현해야 할 감정이라기보다 먼저 조절해야 할 감정으로 배워온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어떤 여성들은 화가 나도 그 감정을 분노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게 된다. 서운함으로 바꾸거나, 이해를 부탁하는 말로 돌려서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분쟁 속에 있는 의뢰인들을 만나는 법률 현장에서는 이런 많은 갈등을 접하다 보면 오히려 너무 오래 참아 온 분노가 더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불편함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말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마음속에서는 점점 더 큰 감정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감정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질문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왜 화가 났을까?’가 아니라 ‘왜 그 화를 말하지 못했을까?’라고 말이다. 분노는 관계를 깨뜨리는 감정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사실은 어떤 경계가 침해되었는지를 알려주는 감정이기도 하다. 그 감정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때 관계도 조금 더 분명해질 수 있다.

그래서 분노를 표현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공격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고 관계의 경계를 다시 세우는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것은 화를 참는 법이 아니라 분노를 언어로 설명하는 법일지도 모른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6화는 ‘여성의 화가 문제시되는 이유’로 이어집니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네이버 뉴스에서 더 많은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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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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