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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썰물밀물] 꿈의 나라에서 패권의 나라로…흔들리는 미국의 위상

오랜만에 미국 뉴욕을 다시 찾았다. 과거의 활력은 여전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뉴욕은 예전의 미국이 아니라는 낯선 느낌이 강하다.

[썰물밀물] 꿈의 나라에서 패권의 나라로…흔들리는 미국의 위상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오랜만에 미국 뉴욕을 다시 찾았다. 과거의 활력은 여전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뉴욕은 예전의 미국이 아니라는 낯선 느낌이 강하다. 도대체 물가는 왜 이렇게 올랐는지, 맨해튼 식당에서 설렁탕 한 그릇에 20달러, 한화로 약 3만 원에 달하고 여기에 미국의 팁 문화까지 포함하면 한 끼 조촐한 식사비가 만만치 않다.

필자가 유학하던 1980년대 초반, 미국은 누구나 동경하는 '기회의 땅'이자 '꿈의 나라'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 덕분인지, 도무지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잘 산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여기에 트럼프의 대외 정책과 각종 갈등으로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위엄과 자존심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과거 미국은 자유의 가치를 수호하고 전 세계인이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의 상징 국가였었다. 하지만 현재의 행보는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으로 비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진정한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인구 숫자, 군사력, 경제 규모, 그리고 넓은 영토에서 나오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 이것은 핵심이 아니다. 진정한 국가의 품위와 경쟁력은 과학기술력, 인재들의 창의력, 자유주의와 인본주의, 정의와 공정한 사회 시스템, 그리고 높은 도덕과 국가 운영 철학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이러한 기준에서 필자는 여전히 미국이 세계 최고의 국가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미국은 압도적인 과학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최고의 인재들이 끊임없이 모여든다. 또한 여전히 자유주의 사상과 철학이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빈곤 국가를 돕는 포용력과 개방성도 간직하고 있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자유세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꿈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행보를 보면 실망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로마 제국은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 자만했지만 결국 무너졌고, 칭기즈 칸이 이끌던 몽골 제국 역시 거대한 세계를 형성했으나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미국은 결코 이러한 제국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패권 국가로서의 오만을 버리고 인류 보편의 가치를 존중하며 품위를 되찾기를 희망한다. 그래야만 이 세상이 조금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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