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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실학·국악이 만난 농부의 열두 달 노래"…실학박물관, '농가월령가' 음악극 선봬

조선시대 농촌의 한 해를 기록한 ‘농가월령가’가 배우의 연기와 국악 선율이 어우러진 음악극으로 되살아난다.

"실학·국악이 만난 농부의 열두 달 노래"…실학박물관, '농가월령가' 음악극 선봬

이달 26일부터 다산정원서 6일간 24회 무료 공연

농사·세시풍속 담은 고전, 배우·국악 연주로 현대 관객과 만난다

실학연희 농가월령가 공연 장면. 사진=경기문화재단

[경기인천본부=주간한국 최연훈 기자] 조선시대 농촌의 한 해를 기록한  ‘농가월령가’가 배우의 연기와 국악 선율이 어우러진 음악극으로 되살아난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남양주 실학박물관 다산정원에서 ‘2026 실학연희’ 하반기 공연으로 농가월령가 음악극 ‘열두 달의 노래’를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실학연희 농가월령가 공연 장면. 사진=경기문화재단

이번 공연은 단순히 고전 문학작품을 무대에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농사와 자연의 순환을 중심으로 당시 백성들의 일상과 세시풍속, 삶의 지혜를 담은  ‘농가월령가’를 오늘날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연 콘텐츠로 재구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가월령가’는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가 지은 작품으로, 농촌에서 한 해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월별로 설명하면서 농사에 필요한 지식과 생활 속 규범 등을 함께 담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 같은 고전 속 이야기를 ‘열두 달’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풀어낸다. 자연의 변화에 맞춰 농사를 준비하고 수확하는 농부들의 삶을 따라가면서 당시 사람들이 자연과 공동체를 바라보던 시선까지 공연 안에 녹여낸다.

실학연희 농가월령가 공연 장면. 사진=경기문화재단

특히 작품에는 실학이 추구했던 ‘현실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라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관념적인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백성들의 실제 생활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실천을 중시했던 실학의 특성이 농사와 생활을 기록한  ‘농가월령가’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열두 달의 노래’는 역사와 문학을 설명하는 방식보다 음악과 연극을 통해 관객이 실학의 의미를 체감하도록 구성됐다.

배우들의 연기에 국악 연주가 결합해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극작과 연출은 사단법인 아리수의 신동일이 맡았으며 박태승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구태석은 공연 진행을 담당한다.

배우 한정현은 정약용 역을 맡고 주현욱은 정학유로 무대에 오른다. 윤서영은 정학유의 아내 역으로 출연한다. 여기에 장미지의 가야금과 김지훈의 대금·타악 연주가 더해져 극의 서사와 전통음악의 울림을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은 오는 26일과 27일, 다음달 3일과 4일, 17일과 18일 등 모두 6일 동안 진행된다. 하루 네 차례씩 공연해 총 24회 관객을 만난다.

관람료는 무료다.

실학연희 농가월령가 공연장면. 사진=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야외 공간인 다산정원을 공연장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에서 유물과 자료를 통해 접하던 실학의 정신을 자연 속 공연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문화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어린이·청소년에게는 교과서에서 접했던 정약용과 실학,  ‘농가월령가’를 공연이라는 친숙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기대된다.

실학박물관은 이번 공연을 통해 고전 콘텐츠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도 보여준다는 구상이다. 역사적 자료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극과 국악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할 경우 실학이라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보다 대중적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학박물관은 하반기 ‘실학연희’ 프로그램을 통해 실학의 가치와 다산의 애민정신을 공연예술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오는 10월 10일에는 공간서리서리의  ‘훈민정음(壎民情音)’도 무대에 오른다. ‘훈’과 창작악기의 소리를 활용해 다산의 실학과 애민정신을 새로운 음악적 방식으로 풀어내는 공연이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농가월령가’에 담긴 실학의 가치를 음악과 이야기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며 “가을 다산정원에서 공연을 즐기며 정학유가 전하고자 했던 삶의 지혜와 실학정신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두 달의 노래 포스터. 사진=경기문화재단

이번  ‘열두 달의 노래’는 과거의 기록을 현재의 무대로 불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업 중심 사회였던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담은  ‘농가월령가’가 오늘날에는 국악과 연극이 결합한 공연 콘텐츠로 재탄생하면서 세대를 넘어 고전의 가치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연훈 기자 yhcho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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