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시프트업' 방문기와 '김형태' 대표와의 비공식 인터뷰 (전편)

"판교에는 한국 게임 회사의 거의 전부가 있다"라고 4Gamer 편집장이 평할 만큼, 차로 이동할 때마다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웹젠, 네오위즈 등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 기업들의 빌딩이 눈에...

'시프트업' 방문기와 '김형태' 대표와의 비공식 인터뷰 (전편)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이어 PC와 콘솔로 출시된 3D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시프트업(SHIFT UP) 본사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시프트업의 창업자이자 대표이며, 캐릭터 디자이너 및 게임 디렉터로도 활약하는 김형태 대표가 공들여 꾸몄다는 오피스. ‘보여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꼼꼼하게 소개받았기에 그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프트업은 개발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미디어 취재도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들었으나,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연락을 취한 결과 “보여드리지 못하는 곳이 많긴 합니다만"이라는 전제하에 이번 투어를 승낙 받을 수 있었다.

피규어와 굿즈, 최신 하이테크 기기에 스타일리시한 가구들까지. 4Gamer 편집장에 따르면 모든 것이 ‘좋은 물건’이라고 한다. 가격이 궁금해질 정도다.

■ 아루타카 기자 - 오피스 투어, 카즈히사 편집장 - 김형태 대표 인터뷰

때는 2026년 1월 하순. 4Gamer 취재팀은 서울 근교의 게임 기업들을 3일간 돌아보는 독자 투어를 실시했다. 메인 취재 지역은 서울 남부의 판교다.

“판교에는 한국 게임 회사의 거의 전부가 있다”라고 4Gamer 편집장이 평할 만큼, 차로 이동할 때마다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웹젠, 네오위즈 등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 기업들의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판교에서 주요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는 취재 연전의 마지막 종착지로 방문한 곳이 바로 시프트업이다. 시프트업은 서울 남부의 서초구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서초구에는 대법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종합 예술 시설인 예술의전당 등 행정 및 문화 시설이 모여 있다. 인구는 약 40만 명으로, 면적은 도쿄 에도가와구 정도의 크기다.

한국은 지진이 적은 편이라 고층 빌딩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빌딩 밀도가 높은 서초구를 지나 아프로 스퀘어라는 15층 빌딩에 도착했다. 시프트업은 이곳의 12층부터 15층까지를 거점으로 약 340명의 스태프가 근무하고 있다.

각 층은 스튜디오별로 나뉘어 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12층 ‘상품개발부/백오피스’, 14층 '스텔라 블레이드'를 개발하는 ‘세컨드 이브 스튜디오(SECOND EVE STUDIO)’, 15층 '니케'를 개발하는 ‘서드 니케 스튜디오(THIRD NIKKE STUDIO)’다.

스튜디오 이름을 보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순서가 바뀐 것 아닌가 하고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출시는 '니케'가 먼저였지만, 개발에 착수한 순서는 '스텔라 블레이드'가 앞서기 때문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당초 ‘프로젝트 이브(Project EVE)’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2019년 4월 4일에 열린 신작 발표회에서 ‘프로젝트 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 두 작품이 동시에 공개된 바 있다.

시프트업이 사용하는 층은 12층부터 15층까지다. 회사명 왼쪽의 (주)는 ‘주식회사’의 약자로, 일본어의 (株)와 같은 의미다.

우리를 맞이해 준 사람은 시프트업의 민경립 부사장 겸 CSO(최고전략책임자)다. 민 부사장은 한국의 명문 대학인 카이스트 전산학부 출신으로, 네오플과 넥슨코리아의 개발 및 사업 부문을 거쳐 시프트업에 합류했다.

후술할 니케 개발 층에서 총을 손에 들고 해설하는 민경립 부사장.

오피스 투어는 회사의 현관격인 12층을 시작으로, 니케의 15층, ‘비밀병기’가 있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14층 순으로 안내 받았다. 기사는 안내 받은 순서대로 소개하지만, 관심 있는 층부터 먼저 읽어도 좋다.

■ 12층 - 상품개발부 / 백오피스

시프트업을 방문하여 가장 먼저 안내 받은 곳은 상품개발부 겸 백오피스가 위치한 12층이다.

12층 입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황금색 도로롱(한국을 제외한 글로벌에서는 '도로'라고 부름) 동상과 수많은 상장이다.

먼저 도로롱이 아닌 쪽부터 설명하자면, 2025년 12월 10일에 개최된 한국 콘텐츠 산업 어워드 ‘202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에서 김형태 대표가 게임 산업 발전 공로자로 선정되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수여 받은 상이다.

그 옆에 놓인 황금색 도로롱 동상은 오스카 트로피를 닮은 듯한 ‘도스카 어워즈(Doscar Awards)’라는 상의 트로피다. 도로시 주연의 영화가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설정의 2025년 만우절 기획이다.

대통령 표창과는 어떤 의미에서 정반대되는 물건을 놓아둔 것 같기도 하지만, 당연하다는 듯 나란히 놓여 있어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참고로 동상 주변에 놓인 작은 도로롱들은 스태프들이 자주 위치를 바꾸며 장난을 치기 때문에, 문득 다시 보면 배치가 달라져 있는 기분도 든다.

만우절 관련해서는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다. 이 수많은 상장 중 한눈에 알아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금색과 은색 방패를 가리킬 것이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만 명 돌파 시 주어지는 실버 버튼과 100만 명 돌파 시 주어지는 골드 버튼이다. 아직 구독하지 않은 분들은 조용히 구독 버튼을 눌러 주길 바란다.

이처럼 오피스는 스타일리시하고 멋지지만, 곳곳에 당연하다는 얼굴로 농담과 장난기가 섞여 있다. 그것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로 말이다. 시프트업의 사풍이 겉으로도 드러나는 모양이다.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면 휴게 공간이 있다. 어느 층이든 입구 바로 근처에 이런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시프트업은 층마다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이 휴게 공간이 각 층의 얼굴 역할을 하는 듯하다.

그동안의 타이틀이 새겨져 있다.

상품개발부가 있는 층인 만큼 굿즈들이 빈틈없이 늘어서 있다. 스태프들이 개인 취미로 가져다 놓은 아이템도 섞여 있어, 타사 캐릭터들도 평범하게 자리 잡고 있다.

케이스에 들어있지 않은데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것이 대단하다.

남의 집 자식 '성검전설 3'의 안젤라

다른 층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밝은 것이 이 층의 특징이다. 플로어링과 선반, 데스크 등은 나무 무늬로 통일되어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15층 - 서드 니케 스튜디오 (THIRD NIKKE STUDIO)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니케'의 개발 플로어인 15층이다. 들어서자마자 이곳이 '니케'의 층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수많은 굿즈가 반겨준다.

3주년 기념 생방송 등의 키 비주얼로 그려진 케이크 피규어.

"3주년의 핵심 캐릭터가 있네요"라며, GODDESS FALL에서 등장한 '리버렐리오'(위)와 '나유타'(아래)의 등신대 패널도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니케' 보드게임의 도로롱 버전인 'DORO DUEL ENCOUNTER'

입구부터 '니케' 굿즈로 가득하다. 귀여운 것들 사이에 섞여 벽에 걸려 있는 것은 투박한 모델 건들이다. 이것들은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실제로 손에 쥐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문득 총을 꺼내 드는 민경립 부사장.

민 부사장은 한국에서는 징병제로 인해 총을 다룰 기회가 있다는 점을 전제하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자세인지, 무리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델 건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메인 개발 구역으로 향했다. 개발팀은 캐릭터 제작팀이나 퀘스트 제작팀 같은 콘텐츠 단위가 아니라, 프로그래머나 기획, 아트와 같은 직군(스킬) 단위로 팀이 나뉘어 있다고 한다.

라이브 서비스에서는 신규 캐릭터 제작과 기존 캐릭터의 밸런스 조정 등이 병행된다. 따라서 반 편성은 특정 콘텐츠 단위가 아니라 직군 단위의 큰 틀로 구성하고, 상황에 따라 인력을 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 수보다 도로롱의 수가 더 많은 것 아닐까.

나무의 온기가 느껴졌던 12층과 비교하면, 15층은 금속 소재가 많이 사용된 인상이다. 굿즈의 양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성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오피스처럼 느껴진다.

이전에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던 '체인소 맨'의 만화책도 놓여 있다.

15층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피스에 입체감이 있다는 것도 시프트업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층 내부에 단차가 있어 공간을 구분하고 있다.

슈엔은 불쌍한 모습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소파가 놓인 공간에는 모더니아의 등신대 스태츄와 각종 트로피가 전시되어 있다. VIP를 위한 공간 같은 느낌이다.

■ 14층 - 세컨드 이브 스튜디오 (SECOND EVE STUDIO)

이어서 안내 받은 곳은 14층. '스텔라 블레이드'의 개발 스튜디오다. 앞서 언급했듯이 개발 순서로는 '니케'보다 앞서기 때문에 ‘제2’ 개발 스튜디오다. 이곳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비밀병기’지만, 우선 이브의 등신대 스태츄가 놓인 입구부터 소개한다.

각 층의 얼굴이 되는 휴게 공간인데, 이곳에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다. 음영이 두드러지는 성숙한 분위기의 조명 덕분에, 놓인 피규어들을 그대로 찍기만 해도 사진이 아주 잘 나온다.

타사의 작품들도 멋지게 장식되어 있다. 컬래버를 진행했던 작품의 콘텐츠도 당연히 나란히 놓여 있다. 좋아하는 것들을 가져와 꾸미는 면도 있어, 자신들이 좋아하는 작품과 실제로 컬래버를 하고 있다는 점이 잘 전해진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스퀘어 에닉스의 '니어 오토마타'의 영향을 받아 개발되었다. 컬래버 역시 ('스텔라 블레이드'뿐만 아니라 '니케'와도) 실시된 바 있다.

입구에서 옆길로 살짝 빠져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드디어 비밀병기와 마주했다. 전신을 3D 스캔하는 대형 기계다.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보겠느냐는 권유를 받아, 내부에서도 기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전용 기재도 물론 있지만, 하나의 거대한 단일 설비라기 보다는 다양한 기계들을 조합해 만든 장치임을 알 수 있었다. 설비 기재의 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장소도 꽤 차지하므로, 공간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었을 것이다.

카메라는 세로 방향과 가로 방향 모두 사용되고 있다.

이 기계로 인물이나 의상, 조형물을 스캔하여 게임에 담아낸다고 한다. 실물을 직접 제작해 캡처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디테일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속도나 효율이 아니라, 디테일과 실재감이라고 한다.

디테일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시프트업이 채용하고 있는 독특한 제작 프로세스가 있다. 바로 몬스터 제작 방식이다. 보통은 디자이너가 컨셉 아트를 그리고 이를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만드는 흐름이지만, 시프트업에서는 찰흙을 빚어 조형물을 만들고 이를 스캔하는 방식을 일반적인 수법과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아바돈 (Abaddon)

기가스 (Gigas)

"재현도가 엄청나다"라는 엉뚱한 감상이 입 밖으로 나올 뻔할 정도의 퀄리티다. 이 조형물이 그대로 게임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꼭 이미지를 확대해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형태뿐만 아니라 근육이나 피부의 섬유질까지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시프트업에서는 화면 속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재현해 보았을 때의 인상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점토를 빚기 전에 일러스트 등으로 미리 합을 맞출 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곧바로 조형 단계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조형물을 실제로 만드는 경우 디지털 작업에 비해 수정(리테이크)이 힘들 법도 하지만, 모두가 프로페셔널이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로 성립되고 있다고 한다.

바나클 (Barnacle)

스토커 (Stalker)

미확인 네이티브 (Unidentified Enemy)

실제로 스캔을 체험해 보았는데, 촬영부터 데이터화까지 대략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필자의 모습이 그대로 데이터화 되었다. 스캔하는 동안 개인 카메라는 렌즈가 반사될 수 있어 잠시 맡겨두었지만, 그 외의 준비 시간은 거의 없었다. 강한 플래시가 터지는가 싶더니 촬영은 순식간에 끝났다. 촬영 당시의 자세는 이른바 'A 포즈'라고 불리는 형태다. 팔을 수평으로 곧게 뻗는 'T 포즈'와 달리 팔을 대각선 아래로 내린 자세로, 의상의 주름도 자연스럽게 잡힌다.

스캔실 바로 근처에는 의상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양한 의상들이 준비되어 있다. 실제로 마네킹에 입혀서 촬영을 진행한다고 한다. 새카맣거나 새하얀 의상 등 빛의 반사 때문에 스캔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파우더를 칠하거나 마커를 부착해 조정한다고 한다.

스캔실로 가는 길. 슬쩍 보이는 붉은 마네킹이 조금 무섭게 느껴진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개발 플로어는 빛의 음영이 두드러진다. 다른 층과 비교해 봐도, 이곳이 정말 회사인가 싶을 정도로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오피스 투어 도중, 김형태 대표를 우연히 만났다.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김 대표지만, 잠시 시간을 내주셨기에 다음 페이지에서 4Gamer 편집장과의 담소 내용을 전해 드리겠다.

'시프트업' 방문기와 '김형태' 대표와의 비공식 인터뷰 (후편)에서 계속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