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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많은 가능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놓친 질문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김아영 작가가 답을 빨리 찾는 능력보다 기술·사회·인간의 관계를 묻고 이를 자기 질문으로 바꾸는 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UNIST가 28일 대학본부 대강당에 마련한 'UNIST 오픈스테이지(Open Stage)'에서다.

"수많은 가능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놓친 질문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

UNIST가 28일 마련한 'UNIST 오픈스테이지(Open Stage)'에서 김아영 미디어 아티스트의 '확장하는 이야기와 가능세계들:김아영 작가와 함께 보는 AI 시대 상상력'이 실시됐다. UNIST 제공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김아영 작가가 답을 빨리 찾는 능력보다 기술·사회·인간의 관계를 묻고 이를 자기 질문으로 바꾸는 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UNIST가 28일 대학본부 대강당에 마련한 'UNIST 오픈스테이지(Open Stage)'에서다.

유니스트 특임교수로서 이날 섰던 강연 주제는 '확장하는 이야기와 가능세계들:김아영 작가와 함께 보는 AI 시대 상상력'이었다.

상영작은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와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서'(2020)였다.

두편은 각각 플랫폼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도시와 화석연료가 고갈된 미래의 해저 연구소를 무대로 삼는다. 관객들은 영상 속 세계를 통해 노동과 이동, 기후 위기와 이주, AI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살폈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는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AI 알고리즘에 통제되는 배달 플랫폼 최상위 라이더를 그린다. 속도와 효율이 모든 기준이 된 도시에서 인간의 신체와 선택은 어디까지 자기 것일 수 있는가를 묻는 사변적 서사다.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서'는 가까운 미래 부산 오륙도 해저를 배경으로 한다. 다시마를 재배·발효해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수중 연구소에서 이주 여성 연구원과 운영 AI가 대화를 나눈다. 기후 위기, 디아스포라, 팬데믹의 기억이 겹치며 기술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생존 방식과 감각을 바꾸는 조건으로 제시된다.

연이어진 작가와의 대화에서 김 작가는 두 작품의 출발점과 세계관을 구축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제 예술 작업에서 기술은 인간의 일상 감각과 이동, 노동의 조건을 바꾸는 환경"이라며 "수많은 가능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놓친 질문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은 세계를 정밀하게 읽고, 예술은 그 관찰이 열어놓은 가능성을 전혀 예상치 못한 관점으로 표현한다"며 "두 영역이 만날 때 새로운 문제의식이 생긴다"고 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작품 속 AI의 역할, 가능세계 설계 방식, 과학자와 예술가의 협업 과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영상, 서사, 퍼포먼스, 과학기술이 결합되는 미디어아트 작업 방식에 관심을 보였다.

김 특임교수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서사성, 이주, 기술, 비인간 존재, 가능세계를 탐구해온 작가다.

뉴욕현대미술관, 테이트 미술관, 베니스 비엔날레,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2023년 한국인 최초로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골든 니카상을, 2025년 LG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했다.

'UNIST 오픈스테이지'는 GRIT인재융합학부 신설을 계기로 마련된 공개 프로그램이다. 이 학부는 학생이 전공과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미래형 교육 모델이다. UNIST는 2027학년도부터 'GRIT인재전형'을 통해 신입생 10명 내외를 별도로 선발할 계획이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김아영 특임교수의 작업은 과학기술이 바꾸는 현실을 가능세계로 넓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질문을 세우는 창의성의 힘을 보여준다"며 "UNIST는 과학기술 인재들이 예술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사유를 더해 연구와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교육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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