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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전∙닉스 이익 증가율 4분기부터 둔화 가능성…리스크 관리해야"

또한 반도체 업황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 속도는 올해 하반기 이후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강 전 이사에게서 최근 급등락이 이어지는 한국 증시의 향방과 주요 변수, 그리고...

"삼전∙닉스 이익 증가율 4분기부터 둔화 가능성…리스크 관리해야"

[고재학의 경제이슈 분석]

'K-증시혁명' 저자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 인터뷰, '현기증 증시' 대응법

외국인 ‘차익 실현’ VS 개인 ‘저가 매수’, 코스피 적정 주가 1,000P 이상 갭

“지금은 리스크 관리의 시장…쉬어가는 것도 방법, 레버리지 축소해야”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 환율 상승 등 대외 변수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선 엇갈린 흐름이 나타난다. 외국인은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이익 실현에 나서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를 바탕으로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외국인과 동학 개미의 충돌이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K-증시혁명’을 예측했던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는 현재 시장을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상반된 시각이 충돌하는 변동성 장세”로 진단하며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위험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반도체 업황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 속도는 올해 하반기 이후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강 전 이사에게서 최근 급등락이 이어지는 한국 증시의 향방과 주요 변수, 그리고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Q. 중동 전쟁의 충격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지금과 같은 ‘현기증 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바로 ‘불확실성’이다. 지금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변화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충돌하는 국면에서 중동 리스크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는 수많은 시장 중 하나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선 비중을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증시는 원래 ‘베타(주식의 민감도)’가 높은 시장인데, 지금처럼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국인들은 위험을 줄이고 싶어 한다.

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기 때문에 급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처럼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시각이 충돌하는 가운데 중동 전쟁이 그 갈등을 더욱 키웠다고 본다. 당분간 시장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Q. 외국인들은 코스피 대형주를 계속 매도하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이번 조정을 우량주 매수 기회로 삼아도 되나.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예로 들어보자. 올해 한국 기업들의 ROE 전망치는 약 16~17% 수준이다. 평소에는 9~10% 정도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수준이 충분히 가능하고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ROE가 12~13% 정도까지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이런 인식 차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7,0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반면, 외국인들은 5000선 안팎이 적정 수준이라고 본다. 결국 한국 증시의 적정 가치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는 것이다.”

Q. 이런 시각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런 대외 변수에 대한 취약성을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본다. 그래서 지금처럼 국제 정세가 불안정할 때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Q. 개인들이 급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나.

“자기 현금으로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라면 문제가 없다. 다만 최근에 은행 마이너스 통장이나 증권사 신용융자를 활용한 ‘빚투’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주가가 약 20% 정도만 하락해도 신용 투자자들은 반대매매를 걱정하게 된다. 증권사가 강제 청산을 하기 전에 투자자들이 먼저 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급락이 또 다른 급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신용이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면 무엇보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Q. 마이너스 통장보다 신용융자 투자가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맞다. 신용융자는 시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투자자에게 큰 압박이 된다. 주가가 20% 정도 하락하면 반대매매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자들은 강제 청산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포 심리로 인해 시장 하락이 더 확대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Q. 유가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 고용 지표가 다소 약해지는 모습이다. 경기가 둔화되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물가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6월 인하를 기대했지만 이제는 3분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은 증시에 가장 부정적인 요소다. 유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원가 부담이 늘고 결국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할인율까지 높아지면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Q. 중동 전쟁의 장∙단기 종료 시나리오에 따른 증시 영향은?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 물가 압력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V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쟁이 3~4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시장은 V자 반등보다는 U자형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가 몇 달 동안 이어지면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보다 위험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Q. 환율 상승도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가까워졌다.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 달러 기준으로 투자하는 외국인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 환율이 상승하면 투자 성과가 환차손으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 순매도는 코스피의 단기 급등, 한국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보수적 평가, 대외 변수에 취약한 경제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고환율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미 상당한 수익을 거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을 차익 실현의 좋은 시점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향후 주가 흐름은.

“두 회사의 올해 이익 전망치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양사를 합치면 3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익이 늘어나면 주가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가는 단순히 이익 규모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러 시장 중 하나로 한국을 바라보며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한다. 중동 전쟁과 같은 외부 변수도 주가에 영향을 준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주가가 보통 실적보다 1년에서 1년 반 정도 먼저 정점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Q. 반도체 업황이 좋더라도 주가가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주식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이익 규모보다 성장률 변화가 더 중요하다. 올해 1~2분기에는 이익 증가율이 300~500% 수준까지 올라가지만 3~4분기로 갈수록 증가율이 100%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시장은 이를 미리 반영해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고정거래 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현물 시장에서는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어느 시점에서는 고정거래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메모리 업황이 여전히 좋더라도 올해 4분기부터는 이익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Q.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이미 상당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라면 잠시 시장에서 물러나 쉬어가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두세 달 정도 상황을 지켜본 뒤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고 시장 환경이 나아졌다고 판단될 때 다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뒤늦게 뛰어든 개인이라도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다면 급락 시 분할 매수 대응도 나쁘지 않다. 다만 최근 빚을 내서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 장세에서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쉽게 퇴출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고재학

은 한국일보에서 33년간 기자로 일하며 경제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2024년  6월 뉴스버스에 공동대표로 합류했다가 2025년 5월부터 고문으로 물러나 경제평론가로 활동하며  칼럼 등을 기고하고,  뉴스버스TV에서 주요 경제 이슈를 정리해주는 ‘고재학의 경제버스’를 진행한다.  스테디셀러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을 비롯해 <절벽사회> <휴대폰에 빠진 내 아이 구하기>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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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학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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