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문재원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이후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에서도 성과급 제도 개편이 올해 임금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SDS는 사측이 성과급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사내 주택대출 제도와 관련해 평형 제한을 실시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개편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는 당초 지난달 24~29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7일까지로 투표 마감 기한을 연장했다.
사측이 추진하는 개편안의 핵심은 기존 현금 성과급 체계 대신 연봉 20%를 기준으로 연 1회 전액 자사주 지급 방안으로 요약된다. 성과급 산정 시에는 전년 대비 세전 이익 증가율, 주가 수익률, IT서비스 업종 대비 주가 상승률 등 지표와 연동해 성과급 지급 배수를 최대 2배까지 늘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100% 주식 기반 성과급에 대한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주가 등 개인 성과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 지표와 성과급 규모를 연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사측이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내부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사측의 투표 압박에 “직원들이 몸으로, 침묵으로, 조직적인 보이콧으로 회사의 일방통행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제도 개편과 관련해 “구성원 50% 이상의 동의 없이는 강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SDS가 주식 성과급 전환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난 1월 대법원이 삼성전자 성과급도 임금으로 인정해 퇴직금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금 인센티브를 주식 성과급으로 전환해 소송 등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내 주택안정대출 제도 대상을 수도권과 광역시 내 ‘국민평형’ 전용면적 85㎡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까지 사측이 제시한 사내 주택대출 제도 수정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최대 5억원의 저금리(연 1.5%) 사내 주택대출제도에 합의했는데, 이후 사측이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를 고려해 수도권 85㎡ 이하 주택으로 제한하되, 직급에 따른 대출한도 차등 규정은 폐지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노조 투표에서 수정안이 가결되면 사내 주택대출 제도는 곧 시행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측은 “사회적 공감대를 고려해 변경된 안”이라며 “투표 결과에 따라 정책을 시행하거나 추가로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는 지난 1일 성과급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방식이 아닌 ‘영업이익 10%’로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18~30일 삼성전기 임직원 대상 성과급 개편안 표결 결과, 투표 참여자의 97%(9068명)가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삼성전자가 DS(반도체) 부문의 특별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하기로 한 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도 유사한 제도 개편이 이뤄진 첫 사례다. 삼성전기 내부에선 성과급 지급률이 실적에 비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삼성전기는 2025년 영업이익 9000억원을 넘었지만, 성과급 지급률은 연봉의 5~6%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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