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생명 제공.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두 회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금융당국 규제 한도를 넘길 가능성이 커지자,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0.11% 수준인 약 624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삼성화재도 임시 이사회를 통해 삼성전자 지분 약 109만주를 처분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매각하기로 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733만여주로, 이날 종가 기준 약 1조4600억~1조53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매각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가운데 보통주 7336만주를 2026년 상반기 내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기존 8.51%에서 8.62%로 0.11%포인트 높아지고, 삼성화재의 지분율도 1.49%에서 1.51%로 0.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10%를 넘어서게 된다.
문제는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금산법이다. 금산법은 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합산해 10%를 초과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산업자본 지배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규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완료될 경우 이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생기자, 초과분에 해당하는 지분을 미리 처분하는 방식으로 법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합산 지분율은 다시 10% 아래로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지분 정리가 아니라,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의 조치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8년과 2025년에도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면서 두 회사의 보유 지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고, 당시에도 금산법 위반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선제적으로 매각한 바 있다. 반복되는 자사주 소각 국면마다 동일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 역시 규제 대응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초과가 예상되는 지분 일부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도 같은 취지에서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이날 중장기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하고, 중장기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180% 이상 유지하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함께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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