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단체행동 후 5월 파업 돌입 예고
‘15조’ 초격자 투자 전략 차질 우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들어간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패권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진 중인 15조 원 규모의 ‘초격차 투자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이날 쟁의행위(파업)를 위한 찬반 투표를 마감한 결과, 투표 권한이 있는 선거인 3678명 중 95.38%가 참여해 이 중 95.52%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파업안이 가결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투표는 첫날 80%가 넘는 참여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가입자 수는 368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75%에 해당한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13차례의 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으나 결국 실패했다. 노조는 지난 23일 조정을 중단하고 24일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 시작 하루 만에 참여율이 80%를 넘어서는 등 초반부터 파업 분위기가 고조됐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역대급 실적 대비 낮은 보상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 5569억 원, 영업이익 2조 692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노조는 회사의 사상 최대 실적을 근거로 성과 인상률을 포함해 총 14%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삼성전자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기준에 맞춘 6.2%를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방식을 두고 노조는 영업이익의 20%를 재원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그룹 가이드라인인 영업이익 10% 혹은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 20% 안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가 거둔 성과를 고려할 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분배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의 인사 및 경영권에 대한 개입 요구도 쟁점이다. 노조는 채용과 승진, 징계, 배치전환 등 인사 제도 운영과 회사의 분할·합병·양도 등의 과정에서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경영권 침해’로 규정하며 수용 불가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 외에도 주 36시간 근무제 도입과 정년 65세 연장, 3000만 원 규모의 노사상생격려금 지급 등 파격적인 조건들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CDMO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4년까지 15조 원을 투자해 생사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초격차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스위스 론자, 일본 후지필름 등 글로벌 강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고객사가 이탈하거나 신규 수주 물량을 다른 글로벌 CDMO 기업에 빼앗길 우려도 제기된다.
노조는 존림 대표가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하는 대로 비공식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양측이 계속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다음달 21일 단체 행동을 시작으로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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