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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LG 스마트TV, K콘텐츠 고속도로 될까...토종 OTT 대안 부상

삼성전자는 현재 27개국에서 약 3000개 채널과 5만여개 VOD를 '삼성TV플러스'를 통해 제공 중이다. LG전자는 'LG채널'로 29개국에서 3800개 이상 채널을 운영한다. 김 교수는 "국산 스마트TV 세계 점유율이 45%로 가구 수로...

삼성·LG 스마트TV, K콘텐츠 고속도로 될까...토종 OTT 대안 부상

21일 조인철 의원실·KAIT 주최, 한국OTT포럼 주관 'OTT시대 FAST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찍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전 세계에 보급된 삼성·LG 등 스마트TV를 K콘텐츠 글로벌 유통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티빙·웨이브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합쳐 단일 플랫폼으로 글로벌 진출하겠다는 '토종 OTT 구상'이 표류하는 사이, 무료광고기반스트리밍(FAST)이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주최, 한국OTT포럼 주관으로 열린 'OTT시대 FAST 정책 토론회'에서 "인허가제인 방송·통신 사업은 국내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방송 콘텐츠가 글로벌화되려면 이미 깔린 스마트TV 망을 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FAST는 별도 구독료 없이 광고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방식이다. 삼성·LG 등 스마트TV에 기본 탑재돼 별도 설치 없이 이용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FAST 시장은 2027년 12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KOBACO 보고서는 국내 시장도 2028년 1조2105억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전 세계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27개국에서 약 3000개 채널과 5만여개 VOD를 '삼성TV플러스'를 통해 제공 중이다. LG전자는 'LG채널'로 29개국에서 3800개 이상 채널을 운영한다. 김 교수는 "국산 스마트TV 세계 점유율이 45%로 가구 수로 환산하면 20억~25억가구에 닿는다"며 "넷플릭스 구독자가 3억인데, 이런 인프라를 두고 새로운 땅을 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LG는 국내에서 너무 조용하고 소극적"이라며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만 100명 이상이 FAST 사업에 올인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조용히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미디어 업계 전반이 침체된 사이 FAST는 타겟팅 광고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OTT는 구독 모델 한계와 콘텐츠 비용 폭증으로 적자 구조에 빠져 있다. 지상파는 광고 매출이 줄고, 케이블·IPTV는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다. FAST는 넷플릭스의 일괄 전권 양도 계약(buy-out)과 달리 광고 수익을 플랫폼과 나누는 구조여서 기존 IP 재활용과 2차·3차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FAST는 전통 방송 광고와 디지털 광고의 장점을 동시에 갖는다. 시청자가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보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취향에 맞는 광고를 내보내는 프로그래매틱(실시간 자동 광고 경매) 방식이어서 기존 방송 광고보다 타겟팅 효율이 높다.

권예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연구위원은 "어떤 콘텐츠를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디바이스·플랫폼·데이터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 현황. [사진: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

커머스 연계 광고도 주목받는 영역이다. 권 연구위원은 "FAST는 한국이 구축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며 "K뷰티·푸드·헬스·의료 등 다른 산업과 커머스까지 연결하는 광고 수출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케이투엔티 대표도 "K콘텐츠 채널을 통해 시청 데이터와 광고 효율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며 "한국관광공사가 글로벌 미디어에 타겟팅 광고를 뿌리는 것보다 K-FAST 채널에 광고를 집행하는 게 마케팅 효과가 훨씬 높을 것"이라고 했다.

K콘텐츠의 미국 유통을 위한 발판도 마련되고 있다. KOBACO는 지난달 17일 미국 미디어 그룹 싱클레어와 MOU를 체결했다. 싱클레어는 미국 전역에 185개 TV 방송국과 640개 채널을 보유한 지상파 중심 미디어 그룹이다. 양사는 한국 방송·미디어·콘텐츠의 미국 시장 유통 확대와 광고 진출 지원을 추진한다. 권 연구위원은 "해외 마케팅 지원 사업을 FAST와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현재 그 부분은 빠져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콘텐츠 투자 측면에서도 FAST를 통한 IP 수익화가 돌파구로 거론된다. 다만 초기 투자 재원을 공공 예산에만 기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문화 예산이 7조원에 불과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벤처투자,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성장금융 등을 합쳐도 8조원 수준"이라며 "시장에 있는 4000조원의 민간 자금을 국내 콘텐츠로 끌어올 고민을 해야 한다. 문화금융이 접목되지 않으면 FAST도 OTT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현장 실정은 녹록지 않다. 김정은 케이투엔티 대표는 "K무비·K뷰티·K푸드 등 5개 글로벌 FAST 채널을 운영 중이지만 현재는 수익이 전혀 없다"며 "가장 큰 허들은 더빙과 자막이다. 지난 콘텐츠를 글로벌로 가져가려면 자막 처리에 제작비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 많은 콘텐츠가 사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확장을 논하는 정책 논의와 달리 실제 사업자의 수익 모델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처 칸막이·상호 배제…K-FAST 정책 공백 여전

FAST 육성을 위해서는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삼성·LG에 인센티브와 의무를 동시에 부여하는 상생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삼성 스마트TV에서 LG채널을, LG TV에서 삼성TV플러스를 볼 수 없는 상호 배제 문제는 과기정통부 고시로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콘텐츠 현지화 지원도 관건이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FAST는 규제보다 진흥 방향이 맞다"며 "유료방송 생태계 속에서 K콘텐츠가 성장해 온 만큼, 그 생태계가 건강하게 지속되면서 FAST라는 새로운 매체와 어떻게 동반 성장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소장은 "자막·더빙을 포함한 재제작, 나아가 콘텐츠를 국가별로 최적화하는 리버저닝(재가공) 지원은 정부가 어느 정도 규모 있게 투자하면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FAST 정책과 진흥을 총괄할 통합 컨트롤타워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FAST는 과기정통부(테크·인프라), 문화체육관광부(콘텐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제) 등 3개 부처가 소관을 나눠 관할한다. 김 교수는 "테크는 과기정통부, 콘텐츠는 문화부, 법제는 방미통위로 나뉘어 세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팽팽한 부분도 있고 어려움이 많다"며 "청와대 직속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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