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리콘포토닉스 로드맵. 올해 PIC 플랫폼을 시작으로 광엔진(OE), CPO를 거쳐 2030년 차세대 CPO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제시했다(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실리콘포토닉스 시장 진입을 공식 선언했다.
실리콘포토닉스는 반도체 위에 광학 소자를 만들어 빛으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데이터 전송 병목과 전력 문제가 부각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지금은 데이터센터 내 랙과 랙, 랙과 스위치 사이 등을 연결하는 데 쓰이지만 앞으로는 반도체 칩과 칩 사이 데이터 통신까지 구리 대신 빛으로 대체하는 것이 기술 진화 방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광섬유통신 콘퍼런스(OFC: Optical Fiber Communication Conference) 2026에서 실리콘포토닉스 파운드리 플랫폼 개발 성과와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실리콘포토닉스 사업 진입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공정설계키트(PDK) 구축 등 생산 준비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설계도가 넘어오면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 300mm 웨이퍼 공정으로 이뤄진다.
광집적회로(PIC:Photonic Integrated Circuit)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PIC는 데이터센터 광모듈부터 향후 CPO(Co-Packaged Optics)용 광엔진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소자다. PIC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하는 변조기, 빛이 지나는 도파관, 빛을 다시 전기 신호로 바꾸는 포토다이오드 등을 하나의 실리콘 칩에 집적한다. 과거에는 이 같은 부품을 별도로 구해 각각 조립해야 했다. 실리콘 위로 이들 부품을 통합하면 부품 간 신호 손실이 줄고 균일한 품질을 낼 수 있다.
삼성은 이번 발표에서 핵심 구성 요소인 변조기가 레인당 224Gbps 속도로 신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측정은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IMEC이 맡았다. 레인당 200G급 차세대 광모듈을 겨냥한 사양 수준으로 4레인으로 구성하면 800Gbps(800G), 8레인이면 1.6Tbps(1.6T) 속도 광모듈 제작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커플러(광섬유와 칩을 연결하는 소자)와 도파관, 포토다이오드 등 실리콘포토닉스 구성에 필요한 핵심 기술 전반에 걸쳐 실리콘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플러그형 광모듈 PIC 시장을 우선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코히어런트나 루멘텀 같은 광모듈 업체나 자체 PIC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가 잠재 고객이다. 다만 PIC를 만드는 인텔이나 ST마이크로 같은 선발 업체가 존재하고, 글로벌파운드리 같은 파운드리 업체가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어 단기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로드맵에 따르면 2027년에는 열압착(TC) 본딩으로 만든 광엔진(OE:Optical Engine)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금은 스위치 전면 패널에 광모듈을 꽂아 쓰지만, 광엔진은 스위치 칩 기판 위에 직접 탑재된다. 광엔진이 스위치 칩과 가까워지면 전력 손실이 줄고 신호 품질도 높아진다. 삼성은 2028년에는 하이브리드 구리(HC) 본딩 기술을 접목해 OE를 보다 미세한 패키지 공정으로 만들 계획이다.
TSMC는 이미 엔비디아와 협력해 광엔진을 스위치 패키지에 직접 결합한 제품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양사는 지난해 AI 클러스터 내부 연결용 퀀텀-X 포토닉스 인피니밴드 스위치를 공개했다. 일반 네트워크용 스펙트럼-X 포토닉스 이더넷 스위치는 올해 하반기 공급한다.
삼성은 2029년에는 CPO 턴키 서비스를 시작한다. CPO는 광모듈을 스위치 칩 패키지 속에 직접 통합하는 방식이다. 별도 모듈이 사라져 전력 소비를 줄이고 신호 품질과 지연 시간도 개선할 수 있다.
삼성파운드리는 TSMC에 없는 메모리 내재화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TSMC는 메모리를 직접 만들지 않아 고객사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따로 조달해야 한다. 삼성은 HBM부터 파운드리, 패키징, 실리콘포토닉스까지 한 지붕 아래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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