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오네 슈퍼레이스 3R’ 23~24일 영암 KIC 개최
가혹한 ‘피트스톱’ 규정… 0.1초 줄이려는 미케닉 역량, 기업엔 ‘최적화 연구’ 기회
정의철 감독 개인 통산 100경기 출전, ‘파크뮤직페스티벌’ 결합해 대중 소통도 강화
슈퍼레이싱 경기장 입구. 영암=손진석 기자
[비즈월드] 오늘(23일)과 24일 양일 동안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개최되는 ‘2026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라운드(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를 앞두고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단순한 ‘속도 경쟁’에 머물렀던 모터스포츠가 최근 들어 첨단 모빌리티 기술과 극한의 엔지니어링을 검증하는 가혹한 테스트베드(Test-bed·시험 무대)이자, 정교한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마케팅 전시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CJ대한통운의 혁신 배송 브랜드인 오네(O-NE)가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타이어 대기업 등이 자사의 자존심을 걸고 대대적인 협업 전선에 나섰다.
◆ 완성차·타이어 업계, 극한 서킷서 ‘원천 기술’ 한계 시험
모터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최상위 종목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는 사실상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연구개발(R&D) 각축장이다.
최대 시속 300㎞를 넘나드는 스톡카(Stock Car)에는 최고 출력 436마력을 내는 GM사의 V8 6200㏄ 레이싱 전용 엔진이 일괄 탑재되고, 외형은 일본 토요타(TOYOTA)의 대표 스포츠카인 ‘GR 수프라’ 바디를 얹었다.
토요타는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이 클래스의 전면에 내세워 고성능 차량에 대한 대중적 신뢰도를 확보하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필요한 혹독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이번 3라운드는 올 시즌 중 유일하게 중간 주유와 타이어 교체가 의무화된 피트스톱(Pit Stop) 레이스로 치러진다.
총 28랩(157.22㎞)을 달리는 장거리 레이스에서 차량의 연비, 브레이크 마모, 서스펜션 성능 등 모든 부품의 한계치가 시험대에 오른다.
피트레인 안에서 0.1초를 줄이기 위한 미케닉들의 일사불란한 정비 프로세스는 단순한 시간 단축을 넘어, 가혹한 조건 속에서 물적·인적 자원의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대기업의 ‘운영 최적화’ 연구와 궤를 같이한다.
슈퍼레이스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6000클래스 팀들 스케치. 영암=손진석 기자
◆ 피트스톱 레이스 시나리오별 타이어 전략…무교체, 부분·전체 교체
제일먼저 타이어 무교체(No-Tire-Change Strategy) 전략이다.
장점으로는 피트스톱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단축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8초 내외로 경기를 뒤집어 선두 순위 선점에 유리한 전략이다.
다만, 경기 후반부 타이어 마모에 따른 접지력 저하와 랩타임 급락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 무교체 전략은 지난해 2라운드에서 브랜뉴레이싱 박규승이 적용해 우승한 바 있다.
다음으로 타이어 부분·전체 교체(Partial or Full Change Strategy) 전략이다.
장점으로는 경기 후반부까지 안정적인 랩타임을 유지할 수 있고, 역전 찬스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피트스톱 시간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2개 교체 시 약 30초의 시간이 소요되며, 트래픽(정체) 유발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7라운드에서 이창욱이 후륜 2개만 교체 후 경기에 나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타이어 제조사 간의 기술 경쟁 역시 절정에 달해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슬릭(Slick·홈이 없는 레이싱 전용) 타이어 기술을 보유한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6000 클래스에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인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해 피트스탑 시간 자체를 줄이는 고강도 컴파운드 배합 기술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전통의 강자인 금호타이어 진영인 금호 SLM과 준피티드 레이싱 등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고온 환경 하에서의 타이어 성능 유지를 자신하는 가운데 넥센타이어 진영인 서한 GP와 오네 레이싱 등은 코스 온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다변화 전략으로 반격을 노린다.
더불어 양산차 개조 부문인 GTA/GTB 클래스와 고성능 스포츠카의 경연장인 GT4 클래스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오피셜 타이어로 단독 공급되며, 국내 도로를 달리는 모든 소비자용 타이어 제조 기술력의 정수가 서킷 위에서 실시간으로 대조되는 형국이다.
23일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는 영암 경기장 메인 관중석과 패독 모습. 영암=손진석 기자
◆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동맹 ‘이종(異種) 결합이 만든 플랫폼 비즈니스’
이번 슈퍼레이스는 단순히 레이싱 대회를 중계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다국적 브랜드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마케팅 시너지를 내는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의 면모를 보여준다.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십은 타이틀 스폰서인 CJ대한통운과의 연계다.
CJ대한통운은 자사의 프리미엄 배송 브랜드인 오네(O-NE)를 대회의 공식 명칭과 자사 레이싱팀 명칭에 전면 배치했다.
이는 단순한 로고 노출을 넘어, ‘서킷 위 스톡카의 타협 없는 고속 질주’와 ‘대한민국 전역을 빈틈없이 연결하는 배송의 신속·정확성’이라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다.
또 서킷 현장에는 CJ CGV가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F&B 콘텐츠를 제공하여 관람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선사한다.
관중들이 속도를 즐기는 동시에 극장에서 누리던 식음료 서비스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공간 비즈니스의 경계를 넓힌 것이다.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주요 브랜드 협업 구조를 살펴보면, 타이틀 & 물류 마케팅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 오네(O-NE)가 참여하고 있고, 고성능 완성차 신뢰성 입증 분야에서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 (GR 수프라)이 2020년부터 참여 중이다.
정밀 타임키핑 및 러기드 이미지 구축 분야에서는 카시오 에디피스(EDIFICE)·지샥(G-SHOCK), 캐주얼 헤리티지 패션 노출 분야에서는 버커루(BUCKAROO), 라이프스타일 F&B 생태계 분야는 CJ CGV·고피자·요거트월드·하이트진로 테라가 협업 중이다.
특히 시간 단위의 정확한 계측이 승패를 좌우하는 스포츠의 특성을 기업의 정체성과 결합한 글로벌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카시오(CASIO)의 모터스포츠 감성 워치 라인업인 에디피스(EDIFICE)와 한계에 도전하는 파워풀한 러기드 이미지의 지샥(G-SHOCK)은 서킷의 핵심 포스트에 위치해 밀리초(Millisecond) 단위를 다투는 신뢰성 높은 정밀 기술'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획득하고 있다.
이외에도 캐주얼 패션 브랜드 ‘버커루(Buckaroo)’는 현장 전광판 퀴즈 이벤트와 연계한 대규모 제품 협찬을 진행해 젊은 2030 관객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으며, 푸드테크 기반의 빠른 오븐 조리 시스템을 지향하는 ‘고피자(GOPIZZA)’,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요거트월드’ 등이 입점하여 젊은 모터스포츠 관중들의 식음료 접근성을 대폭 강화했다.
23일 오전 관람객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 중인 팬존. 영암=손진석 기자
◆ ‘100경기 출전’ 정의철이 보여준 韓 모터스포츠의 상업화 이정표
이번 대회에서 오네 레이싱의 정의철 감독 겸 선수가 달성하는 6000 클래스 개인 통산 100경기 출전은 한국 모터스포츠 산업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014년 첫 출전 이후 두 차례 종합 챔피언에 오른 정의철은 레이싱카의 바디 변화, 엔진 및 전자 장비 국산화, 타이어 국산화 등 모터스포츠 원천 기술의 발전사를 온몸으로 관통해 온 드라이버다.
그가 기록한 100번째 경기는 단지 선수 개인의 장수 기록을 넘어선다.
한 선수가 프로 스포츠로서의 모터스포츠에서 수십 년간 활약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스폰서십 계약의 갱신, 후원 기업들의 지속적인 R&D 투자 그리고 미디어 전파를 통한 기업 이미지 가치 상승 등의 순환 구조가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의철의 이번 100경기 돌파는 대한민국 서킷 위에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상업 모터스포츠의 선순환 생태계가 마침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음을 입증하는 이정표라 할 수 있다.
◆ 웰빙 축제 ‘파크뮤직페스티벌’ 결합…‘그들만의 리그’서 ‘대중 비즈니스’로
슈퍼레이스는 모터스포츠가 일부 마니아층의 스포츠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와의 적극적인 융합을 시도했다.
이번 라운드는 돗자리를 깔고 잔디밭에서 라이브 음악을 즐기는 ‘파크뮤직페스티벌’과 결합해 열린다.
국내 최정상 밴드 넬, 김창완 밴드, 데이브레이크, 멜로망스부터 최근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신예 밴드 QWER 등 대중성이 검증된 아티스트들이 대거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러한 시도는 자동차와 스피드에 큰 관심이 없었던 젊은 여성 관객과 가족 단위 관광객의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서킷이라는 거대한 야외 공간을 단순한 경주장이 아니라 복합 문화 테마파크로 전환함으로써 기업 고객들에게는 이전보다 훨씬 넓고 부가가치가 높은 잠재 고객층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혁신적인 마케팅 플랫폼을 선사한 것이다.
특히 현장 푸드존에는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테라(TERRA) 맥주 광장이 조성되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돋우는 동시에, 지역 강소 브랜드인 무화제빵소의 영암 특산물 활용 무화과빵, 황박사쫀드기 등 목포·영암 지역 고유 상생 브랜드들을 대기업 F&B 부스들과 나란히 입점시켰다.
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지방 자치단체 및 로컬 소상공인과 상생 협업해 지역 내에 새로운 관광 소비를 촉진하고 상권 활성화를 유도하는 훌륭한 지역 상생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범 모델로 정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킷 특유의 역동적인 엔진 배기음이 음악 페스티벌의 배경 사운드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번 슈퍼레이스 3라운드는 한국 스포츠 비즈니스가 문화, 유통 그리고 고성능 엔지니어링 기술과 만나 이뤄낼 수 있는 융합 비즈니스의 미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