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성시 동탄구에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부동산 3중 규제 폭탄이 투하되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11.38%로 전국 1위를 기록한 동탄의 과열된 시장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반토막 나고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는 등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방위 규제를 바라보는 지역 민심은 분노와 허탈함으로 가득 차 있다. 시장의 실상을 외면한 채 행정구역 단위로 뭉뚱그려 내놓은 거친 규제책이 현장의 심각한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어서다.
알다시피 지금 동탄의 부동산 시장은 결코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할 수 없다. 철저하게 교통과 직주 근접성에 따라 쪼개진 초양극화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통근 셔틀버스가 다니는 ‘셔세권’이자, 서울 강남까지 20분 만에 주파하는 GTX-A 동탄역 인근 동탄2신도시의 특정 단지들은 30평형대 실거래가가 22억 원을 돌파하며 판교와 분당의 뺨을 치는 신고가 행진을 벌였다. 세법상 고가주택 기준인 12억 원을 넘는 단지의 절대다수가 동탄역 반경 2㎞ 이내에 밀집해 있다. 반면 같은 행정구역이라도 중심부에서 벗어나 교통 소외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여전히 4억~5억 원 선에 머물며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동탄 전체를 하나의 족쇄로 묶어버렸다. 동탄역 주변의 초고가 아파트나 교통 불편에 시달리는 외곽의 저가 아파트나 똑같이 대출이 막히고 거래가 통제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안 그래도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거나 자산 가치가 묶여 답답해하던 소외 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조치는 마른하늘의 날벼락과 다름없다. 강남급으로 치솟은 20억 원대 아파트를 잡겠다고 4억~5억 원짜리 서민 주택의 대출길까지 막아버린 양상이다. 이러한 전방위적 융단폭격식 규제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심화시키는 부작용만 낳을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규제의 칼날이 닿지 않은 인근 오산이나 용인 처인구 등지로 투기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만 낳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다 정교해야 성공한다. 동탄의 집값 과열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산업적 배경과 GTX 개통이라는 교통 혁신이 맞물려 예견된 현상이었다. 대책이 필요했다면 시장의 과열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되, 철저하게 동(洞) 단위나 단지별 가격대를 기준으로 차등을 두는 ‘핀셋 규제’를 도입했어야 마땅하다. 지금처럼 행정 편의주의에 갇혀 지역의 내부 격차를 무시한 통짜 규제를 지속한다면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만 걷어차고 시장의 자정 능력만 훼손하는 자해 행위가 될 뿐이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해 획일적인 규제 선을 즉각 재검토하고 세밀하고 촘촘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성공하고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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