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당내 현안과 국정 운영 기조, 진영 내부의 이견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김민석 대표의 취임 100일 평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점, 그리고 진영 내부 비판 목소리에 대해 몇몇 의견을 제시했는데 특히 유시민 작가 등 외부 인사의 비판적 목소리를 독립운동 과정의 다양성에 비유하며 “각자 위치에서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은 현재 정치권에 필요한 포용성과 리더십의 본질을 어찌보면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듯 보인다. 우선 정 의원이 언급한 ‘취임 100일 기준 지지율’과 그 이후의 역할론은 당 지도부에 주어지는 성과와 책임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정치에서 약속과 성과는 지도력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일 수 있다.
당 대표가 스스로 제시한 100일의 기한 동안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기다리되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당의 방향성과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고민 하겠다는 입장은 합리적이고 절제된 시각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아있는 속뜻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평가도 무시하기 어렵다. 정치인 각자가 깃발을 들 때와 내려놓을 때를 명확히 인지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당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지만 과연 마음속의 그것까지 온전할 것이냐는 의심도 적지 않아서다. 또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있어 2028년 총선을 내다보며 내년 1월이라는 구체적 시한을 제시한 정 의원의 진단은 사실상 현실적이긴 하다. 당원 모집 기간과 정치적 준비 체계를 감안해 합당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제안 자체가 다가오는 선거에서의 승리를 염두에 둔 정략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공학적 판단에서다.
그러나 ‘양당 당원들의 찬성’을 명확한 조건으로 내걸었듯 지도부의 밀실 합의가 아닌 당원들의 자발적 공감대 형성을 최우선으로 둬야 함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주목할 부분은 여권 진영 내부의 갈등과 이견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정 의원은 내부의 다양한 주장과 비판에 대해 “독립운동에도 하나의 노선만 있었던 것이 아니듯, 민주주의 투쟁 역시 각자의 방법과 역할이 존재한다”고 봤다. 유 작가의 비판을 배척이나 분열의 신호로 보는 대신 각자의 역할로 인정하고 이럴 때일수록 “등을 토닥이며 함께 가야 한다”고 당부 했지만 상대 진영에서의 생각마저 같다고는 동의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알다시피 대개의 외부의 적이나 미완의 과제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내부의 소모적 분열은 스스로를 해치는 결과가 생긴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조정해 나가는 강력한 리더십은 집권 여당과 직업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미덕이지만 지금 여당안의 그것은 부족하고 가까운 곳에서의 파열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얘기로 명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