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미군시설 이전 한미 협정 ‘마무리 단계’
위성락 실장 “미군 알박기·이전 거부 정황 없다”…포괄협정 협의 진전
2028년 중순까지 이전 목표…호남권 반도체 핵심 부지 확보 청신호
2026년 11월 01일(일) 20:55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공항의 미군 시설 이전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다.
한미의 군기지 이전을 포함한 포괄협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광주공항 미군 시설 때문에 반도체 산단 조성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군공항 미군 시설 이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안 가겠다거나 알박기를 해서 방해하고 뭘 뜯어내겠다는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한·미 공동운영기지(COB)인 광주 공항의 미군 공여지 반환과 대체시설 조성, 현재 진행 중인 시설개선 공사 등이 광주 군공항 반도체 산단 조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위 실장은 “광주에 반도체 시설이 들어서면서 미군 시설을 옮겨야 한다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도 갑자기 접한 소식일 것”이라며 “관련 결정이 이뤄진 직후 양측 간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을 포함한 군기지 이전 포괄협정이 사실상 타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 실장은 “한미 간에는 광주 말고도 다른 군기지를 이전하는 계획들이 있고, 원활한 이전을 위한 협정 문안을 협의해 왔다”며 “그동안 몇 가지 쟁점으로 진전이 없었던 포괄협정 협의가 최근 상당히 진전돼 거의 다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군은 광주 기지도 그 협정 안에 넣어 함께 대처하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도 이견이 없다”며 “포괄협정이 체결되면 광주를 포함한 여러 기지 이전의 틀이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광주 군공항 부지가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용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지난 7월 광주 군공항 부지 약 820만㎡(250만평)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로 결정했다. 군공항 기능을 다른 기지로 임시 분산한 뒤 확보되는 부지부터 반도체 산업시설 조성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 8월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기지로 임시 배치하도록 했으며, 9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전 시기를 추가로 앞당길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광주 군공항은 유사시 미군의 증원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한미 공동운영기지여서 한국 공군의 기능을 다른 기지로 옮기는 것만으로 부지 확보가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간 포괄협정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정부의 설명은 미군 측의 이전 거부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의미가 있다. 위 실장은 실제 이전 시점을 결정할 핵심 조건으로 대체시설 확보를 꼽았다. 그는 “미군은 대체시설이 있으면 옮겨간다”며 “대체시설 조성이 늦어지면 이전이 차질을 빚을 수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전 시기를 지금 계획보다 더 당기려면 대체시설을 더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주로 우리 예산의 문제이고 우리가 대비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의 무게중심이 한미 간 원칙적 합의에서 시설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군공항 부지 확보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용수 공급과 산업단지 조성이 맞물려 추진되는 국가사업이다. 미군 시설 이전이 늦어지면 산업용지 공급과 공장 건설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한미 협정이 최종 타결되고 대체시설 확보까지 차질 없이 이뤄지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주요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광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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