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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는 이야기] 고향을 떠난 청년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국가 핵심 산업이 모여있는 산업 도시이며, 최근에는 이차전지와 데이터센터, AI 등 신산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과 '채용구조'다. 주요 대기업의 핵심 채용은...

[사는 이야기] 고향을 떠난 청년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선호 울산시 대학협력과 사무관

연어는 태어난 강을 떠나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바다로 나갔다가, 결국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이 태어난 곳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집에 인터넷과 TV망을 설치하러 온 한 청년과의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큰 부푼 꿈을 안고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녔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고향인 울산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오히려 수입도 늘었고 부모와 친구들이 있는 이곳에서의 삶이 훨씬 안정적이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택난과 교통 혼잡, 외로움 속에서 버티는 것보다 소소한 일상 속 만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청년들은 여전히 울산을 떠나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향한다. 더 좋은 대학, 더 나은 일자리, 그리고 더 다양한 문화와 기회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적이 우수한 인재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그렇다면 지역은 인재 유출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더 많은 기회와 보상, 결국은 ‘돈’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대기업 본사와 주요 산업, 그리고 다양한 인프라와 인적 네트워크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인재를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울산 역시 결코 뒤처진 도시가 아니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국가 핵심 산업이 모여있는 산업 도시이며, 최근에는 이차전지와 데이터센터, AI 등 신산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과 ‘채용구조’다. 주요 대기업의 핵심 채용은 수도권 본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지역 기업체에서는 고졸이나 전문대졸자의 생산직 중심의 채용 비중이 높고 4년제 졸업자의 핵심 직무 채용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 결과 지역의 4년제 종합대학 출신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청년 유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 인재를 위한 실질적인 채용 정책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기업 공장 및 계열사에서 일정 비율의 지역 출신 인재를 채용하는 ‘지역 인재 쿼터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지역과 기업이 함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 본다.

지역의 대학교 출신자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의 ‘지역인재 할당제’는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의 대기업이나 우수 중견기업들의 지역 출신자의 우선 채용 등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고향을 떠나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간 우수한 인재들이 다시 돌아와 고향에서 취업할 수 있는 우선 채용제도(인센티브)나 회사 방침 등이 없으면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주거 안정, 문화 인프라, 교육 및 보육 시스템, 복지 여건이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 일자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살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지역 소멸이라는 현실적인 위기 앞에 서 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는 미래도 없다. 연어가 본능적으로 고향을 찾듯,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도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지역의 소멸과 발전을 위한 상생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정부에서도 지역 현안을 모니터링하여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하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도 정부와 지방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모아주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 지역 이기주의나 정치적인셈법으로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청년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개인의 선택 때문인지, 아니면 구조의 문제인지. 그리고 그 해답은 분명하다. 그 청년들이 돌아와 정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바꾸는 것, 그것이 지역의 미래와 국가의 발전을 여는 길이라 하겠다.

이선호 울산시 대학협력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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