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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빌려주고 못 받는 돈 급증"… 5대은행, 2분기 실적 앞두고 ‘건전성 경고등’

주요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서다.

"빌려주고 못 받는 돈 급증"… 5대은행, 2분기 실적 앞두고 ‘건전성 경고등’

경기 둔화·내수 부진 직격탄… 자영업·中企 부실 빠르게 확산

상각·매각으로 연체율 ‘마사지’ 안간힘… 실질 건전성 훼손 우려

충당금 완충력 저하… 하반기 수익성 갉아먹는 뇌관 될까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주요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부실채권(NPL) 매각과 상각을 통해 연체율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쏟아지는 잠재 부실을 근본적으로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발표될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분기 경영 실적에서 NPL 비율과 연체율 등 핵심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장기화로 누적된 한계기업과 소상공인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2분기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초부터 이러한 흐름은 감지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17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1000억원 급증했다. 부실채권비율 역시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p) 상승한 0.60%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키웠다. 특히 기업여신 NPL 비율이 0.74%까지 치솟으며 건전성 훼손을 주도했다.

무엇보다 개인사업자(SOHO)와 중소기업(SME) 대출의 부실 속도가 심상치 않다. 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자의 기초 체력이 바닥난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며 건설업과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연체가 도미노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실제 일부 시중은행의 소호 대출 및 부동산업 연체율은 수년 안에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은행들은 연체율의 수직 상승을 막기 위해 부실채권을 외부 전문 투자회사(NPL 투자사)에 헐값에 넘기거나 자체 상각하는 방식으로 장부에서 털어내고 있다. 신규 부실 발생 규모보다 정리 규모를 무리하게 늘려 '지표 마사지'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회계상 수치를 방어할 뿐 실질적인 부실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시중은행 리스크 관리 담당 관계자는 "연체 채권 매각과 상각은 통상적인 건전성 관리 기법이지만 최근에는 신규 부실이 터져 나오는 속도가 털어내는 속도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늘어나는 부실은 결국 은행의 실적을 갉아먹는 '충당금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금감원 집계 결과 올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0.4%로 전 분기 대비 9.9%p나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축적해온 은행권의 손실 흡수력이 눈에 띄게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은행들은 추가적인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아야만 한다. 이는 곧바로 순이익 감소로 직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높은 금리 수준이 막대한 이자 이익을 창출하며 실적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연체율과 NPL이 수익성을 잠식하는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며 "2분기 은행권 실적 발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순이익 규모가 아니라 부실에 대비한 건전성 방어력과 충당금 전입액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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