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스크린에 S&P 500 지수 차트가 표시돼 있다. 최근 외교적 진전에 따른 이란 분쟁의 긴장 완화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출처= EPA, 연합]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S&P 500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반등에 성공한 대형 기술주(빅테크)가 지목된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으로 불리는 기술 대기업들의 지수 기여도가 압도적이다.
지난 3월 30일 S&P 500 지수가 저점을 기록한 이후 발생한 상승분의 약 60%를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애플 등 7개 기업이 차지했다. 이들은 단 몇 주 만에 약 4조 달러의 시가총액을 회복하며 벤치마크 내 최하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월 28일 고점에서 올 3월 27일 저점까지 34% 하락한 뒤 19% 반등했다. 이를 두고 폴 윅 셀리그먼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빠른 반등은 어느 정도 키맞추기(Catch-up)이자 포지셔닝 거래의 성격을 띤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빅테크의 반등이 거시경제(매크로) 환경이나 펀더멘털의 급격한 변화 없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단기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매도세 이후 형성된 '밸류에이션 매력'이 꼽힌다.
골드만삭스 프라임 브로커리지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들은 5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미국 기술주를 매도했으며, 총 순매도의 약 60%를 차지한 소프트웨어 부문의 유출이 가장 컸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매도세는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장기 평균치 아래로 끌어내렸다. 테슬라를 제외한 매그니피센트 7의 예상 수익 대비 PER은 작년 10월 말 29배에서 현재 약 24배로 하락해, S&P 500 전체 밸류에이션(약 21배)과의 격차가 크게 축소됐다.
시장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인공지능(AI)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되는 국면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4개 기업의 2026년 합산 자본 지출액은 2025년(3760억 달러)을 크게 상회하는 618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막대한 투자 대비 실질적인 수익 창출 시기에 대한 의구심이 기술주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앤스로픽 등 AI 스타트업들의 가시적인 성과와 빅테크 기업들의 AI를 활용한 효율성 제고 사례가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시각이 변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단순한 비용 소모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입증되면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실적 전망 또한 빅테크의 시장 주도권 유지를 뒷받침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해 매그니피센트 7의 이익 성장률을 19%로 예상해 S&P 500 내 나머지 기업들(17%)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격차는 2027년 22% 대 15%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오성 권 웰스파고 수석 주식 전략가는 "지난 6개월의 흐름은 기술주 없이는 S&P 500의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견조한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올여름 S&P 500 지수가 73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빅테크 주식은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내 방어주로서의 역할까지 겸비하게 됐다.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던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매력적인 후발 매수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은 당분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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