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핑크.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아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침체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핑크 CEO는 영국 BBC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동 전쟁이 미칠 파장을 진단했다. 그는 아직 사태를 예단하기엔 이르다면서도, 향후 상황이 완전히 극단적인 두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극적인 갈등 타결이다. 전쟁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어 이란이 국제사회에 복귀하고, 국제 유가 역시 전쟁 이전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회복되는 그림이다.
반면 두 번째는 출구 없는 유가 급등 시나리오다. 전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해 유가가 끝없이 치솟는 상황을 두고 핑크 CEO는 “100달러를 넘어 150달러에 가까운 유가가 수년간 계속되는 것”이라며 “이는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아마도 심각하고 가파른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랙록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핑크 CEO는 글로벌 경제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각국 정부가 실용적인 에너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경제의 핵심 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역진세다. 부유층보다 빈곤층에 충격”이라고 지적하며 “가진 것(에너지원)은 주저 없이 쓰고 대체 에너지원도 공격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의 위기 상황이 과거 2007~2008년 발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와 비교해 “조금의 유사성도 보이지 않는다. 제로(0)”라고 잘라 말하며, 일부 펀드가 겪는 흔들림은 시장 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고 기관들의 투자는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 경유 가격과 휘발유 가격이 이틀 전보다 가격이 하락해 있다. 뉴시스
한편 핑크 CEO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강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전날 주주 서한을 통해 AI 투자를 독려했던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물론 AI에서 하나둘 실패가 있겠지만 괜찮다”며 “기술 패권 경쟁이 있고 우리가 더 투자하지 않으면 중국이 이긴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방 국가들의 AI 발전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값비싼 에너지 비용을 꼽으며, 태양광 및 원자력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중국과 달리 유럽은 그저 ‘말뿐이고 행동을 안 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AI 시대의 고용 시장에 대해서도 사무직은 줄어들지언정 전기·용접·배관 등 육체노동 중심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AI가 엄청난 양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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