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2회 백제문화제 길거리 공연 모습. 부여군 제공
부여군이 주관하는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시가지 골목상권을 아우르는 실속형 거리 축제로 진화하면서 성공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백제문화제는 지난 3일 개막된 이후 11일까지 9일간 진행된 가운데 과거의 축제와는 달리 메가톤급 연예인을 이벤트로 한 공연중심에서 탈피해 부여읍 시가지를 주무대로 한 거리 축제로 탈바꿈을 시도했고, 주민참여를 적극 유도해 부여형 ‘집단지성’을 빛나게 했다.
‘부여대전환’이라는 명제를 앞세운 이용우 부여군수는 대형 공연으로 인파를 모으는 방식 대신, 백제문화제의 출발정신을 다시금 새겨 제례의 전통은 지키면서 지역 상권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실속형 시가지 거리 축제’로 기획의 방향을 튼 것이다.
다른 지자체가 대형 공연 중심 행사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부여군은 공간과 예산의 한계를 주민과 함께 풀어 가는 쪽으로 움직였다. 공연만 보고 흩어지는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지는 도심 경제축제의 틀을 만들려 한 선택이었다.
그 중에서도 짧은 시간에 인파가 몰려 위험이 컸던 공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체험형 축제를 대폭 보강해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거리를 걷고 골목상권에 스며 들게끔 유도하여 만족도를 높인 것이 올해 축제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시가지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정림사지와 석탑로, 관북리 유적 등 주요 행사장에서는 공연과 전시, 체험, 야간 콘텐츠가 이어지며 부여 시가지 전체가 하나의 축제장으로 변모시켜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인근 음식점과 카페, 상점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가지 곳곳에 활기가 더해지는 등 지역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공간도 옮겼다. 백제문화단지 등 외곽 위주이던 개최지를 정림사지, 관북리유적, 석탑로, 의열로 등 부여읍 원도심 4개 거점으로 모았고, 거점 사이는 도보 15분 안쪽으로 이어지도록 짰다.
전환의 바탕에는 기획 단계부터 이어진 협업이 있다. 백제문화제 선양위와 상인 대표, 상권활성화지원센터 등 상권 관계자가 도심상생협의회를 만들어 일정을 맞췄고, 골목 소매상인까지 행사에 직접 들어왔다.
운영에는 자원봉사센터와 부여경찰서, 소방서, 교육청, 시민단체가 힘을 보탰다. 진입로 교통 통제와 주차 안내, 행사장 질서 유지에는 경찰과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등 연인원 수천 명이 투입됐다.
시기도 상인에게 유리하게 잡았다. 추석 장보기 대목과 축제 기간을 갈라, ‘1차 추석 특수’ 뒤에 ‘2차 도심축제 특구 특수’가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일부 지자체가 거액의 출연료로 메가급 가수를 불러 구경꾼 수를 늘리는 사이, 부여군은 출연료 경쟁으로 예산이 지역 밖으로 빠지는 일을 줄이고 적정 규모의 공연과 도심 상권 연계에 재원을 넣었다. 굿뜨래페이 20% 특별 인센티브도 함께 운영해 골목상권으로 낙수효과가 가도록 했다.
성과가 있는 만큼 남은 과제도 있다. 정림사지와 석탑로에 모인 발길이 그 주변에만 머물지 않고 골목상권까지 퍼져야 한다는 점이다. 축제 기간 각 상권이 살아나 백제 팬덤이 골목까지 스며들게 하는 일이 다음 숙제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축제의 성패는 보여 주기 식으로 무대 앞에 잠시 몇 명이 모였는가가 아니라, 경제적 열매가 평소보다 얼마나 늘었는가로 봐야 한다”라며, “10월 11일 폐막까지 방문객 발길이 도심 골목상권으로 이어져, 군민과 상인이 함께 체감하는 실속형 도심 경제축제로 마무리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여=한남수 기자 han6112@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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