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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산 변호사 한변의 리얼 상담실7] "의사·변호사도 무너진다?" AI 시대...

지식이 아니라 사고 구조를 남겨야 한다 AI는 계속 더 빠르고 정확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질문하고, 공감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힘. 이 구조는 대체되지 않는다. 한병철 변호사...

[부산 변호사 한변의 리얼 상담실7] "의사·변호사도 무너진다?" AI 시대...

사립초·학원 뺑뺑이가 아직도 답이라고 믿는 부모들에게

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의사, 변호사도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인공지능은 이미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판독해 의료 판단을 보조하고, 판례를 분석해 법률 문서를 작성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문직이라는 성벽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어떤 학원이 좋은지, 어떤 커리큘럼이 정답인지 말할 위치도 아니다. 그럼에도 교육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법정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사람들의 실패와 회복을 반복해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다.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판단 구조의 붕괴다.

결국 지금 시대는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고 버티느냐가 아이의 생존을 결정한다.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최소한의 방향은 있다.

정답을 외우는 아이보다 질문을 설계하는 아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 매일 10분의 대화 방식만 바꾸면 된다.

저녁 식사 후 “오늘 뭐 배웠어” 대신 “오늘 가장 이해 안 갔던 일 하나 말해봐”라고 묻는 것이다. 이어서 “그 상황에서 네가 결정권자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중요한 건 맞고 틀림이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 이유를 만들고,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과정 자체가 핵심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결과를 바꾸는 사람은 답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바꾸는 사람이다. 이 훈련은 그 출발점이 된다.

여기에 더해 주 3회 정도는 짧은 설명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늘 배운 내용을 부모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보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설명이 막히는 지점이 곧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단순 암기가 아닌 구조적 이해가 쌓인다.

불편함을 경험한 아이만이 위기를 버틴다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고 싶어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제된 환경은 오히려 리스크다. 낯선 상황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는 예상 밖의 변수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불편한 경험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낯선 활동,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응.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평소 가지 않던 곳을 함께 가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통제되지 않는 상황을 스스로 정리해보는 경험이다.

돈에 대한 감각 역시 마찬가지다. 용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맡기는 것이 핵심이다. 일정 금액을 정해주고 그 안에서 모든 결정을 하게 한 뒤, 결과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 방식이다. 선택과 결과가 연결된다는 감각은 이론으로 가르칠 수 없다. 경험으로만 남는다.

부모의 개입이 오히려 리스크가 되는 순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장면이 있다. 부모가 문제를 대신 해결해준 경우다. 친구 관계든 학교 문제든 부모가 앞서 나가면 아이는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잃는다. 결국 중요한 순간에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점수만으로 평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과만 강조하면 과정에서의 사고와 태도는 무너진다. 비교 역시 단기적인 동기 부여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준 없는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은 교육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그리고 그 구조는 대부분 부모의 선택에서 만들어진다.

교육은 감정이 아니라 ‘관리’의 영역이다

교육은 단순한 양육이 아니다. 실제로 학원 계약 분쟁, 학교폭력, 명예훼손, 입시 갈등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진다. 이때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계약 내용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초기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교육 과정 역시 하나의 관리 대상이라는 시각이 필요하다. 문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까지 포함해야 한다.

지식이 아니라 사고 구조를 남겨야 한다

AI는 계속 더 빠르고 정확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질문하고, 공감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힘. 이 구조는 대체되지 않는다.

한병철 변호사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오늘 저녁 식탁에서 아이에게 한 가지 질문만 던져보면 된다.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일이 무엇인지, 그 상황에서 다른 선택은 무엇이었는지. 그 대화가 쌓이면 사고 구조가 만들어진다. 부모로서 방향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결국 아이를 지키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사고의 구조가 아닐까.

한병철 /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 변호사(대한변협인증 형사 전문 변호사/ 부동산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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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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