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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칼럼] 청주 부동산 시장 변화, 산업단지와 신도시 사이 원도심 아파트 수요

요즘 사무실을 찾는 손님들은 첫마디부터 다르다. 몇 해 전만 해도 어디가 오르겠느냐는 질문이 먼저였는데, 이제는 오창까지 몇 분 걸리는지, 아이가 배정될 학교가 어디인지를 먼저 묻는다. 중개 일을 해 왔지만 이런 질문이 이렇게 흔해진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부동산칼럼] 청주 부동산 시장 변화, 산업단지와 신도시 사이 원도심 아파트 수요

김남훈 서원대 경영부동산 겸임교수·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도회 상당구지회장

요즘 사무실을 찾는 손님들은 첫마디부터 다르다. 몇 해 전만 해도 어디가 오르겠느냐는 질문이 먼저였는데, 이제는 오창까지 몇 분 걸리는지, 아이가 배정될 학교가 어디인지를 먼저 묻는다. 중개 일을 해 왔지만 이런 질문이 이렇게 흔해진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집값보다 출근길을 먼저 따지는 셈법이 청주 주택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변화의 한쪽 끝에는 산업단지가 있다. 오창과 오송,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일터를 둔 사람들에게 출퇴근 시간은 타협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교대근무를 하거나 협력사 소속으로 현장을 옮겨 다니는 경우라면 더 그렇다. 퇴근 후 쉴 시간이 곧 삶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장이 올라가는 동안에는 건설 인력과 협력사 직원들이 들어와 원룸이나 오피스텔부터 찾고,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가족이 살 집을 구하는 문의가 뒤를 잇는다. 산업단지 주변 주거지는 이 순서대로 수요를 받아 왔다.

그렇다고 모두가 공장 가까이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집일수록 학교와 병원, 장 볼 곳이 가까운 새 아파트를 원하고, 출퇴근 시간이 조금 늘어나는 것은 받아들인다. 주말에 아이와 걸어갈 수 있는 공원이 있느냐가 계약을 가르기도 한다. 직장과 너무 멀지 않으면서 생활은 편한 곳, 실수요자가 찾는 집은 그 어디쯤에 있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입주가 시작되면 기존 아파트를 내놓고 옮겨 가려는 상담이 부쩍 늘어나는 것도 그래서다.

마음에 걸리는 곳은 원도심이다. 새 집을 원하는 사람도, 직장 가까이 살려는 사람도 결국 외곽으로 향하다 보니 도심에 남을 이유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오래된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동네에서는 매수 문의가 눈에 띄게 뜸해진 지 오래다. 사람이 빠진 자리는 금세 빈 점포로 드러나고, 이는 다시 생활 편의를 떨어뜨려 떠나는 사람을 늘린다. 주택 문제가 상권 문제로 옮겨붙는 경로다.

하지만 원도심을 끝난 곳으로 볼 일은 아니다. 교통과 관공서, 병원, 상업시설 등 기존 생활 기반은 여전히 갖춰져 있다. 부족한 것은 입지 자체라기보다 지금의 수요가 원하는 주거 여건과 주택의 경쟁력이다. 정비사업으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차와 보행 여건이 나아진다면, 산업단지로 출근하면서 도심의 생활 편의를 누리려는 수요가 돌아올 여지는 충분하다. 원도심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업단지와 신도시 사이에서 원도심이 연결 고리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정책도 이제 몇 세대를 공급하느냐보다 사람들이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산업단지 고용 계획 따로, 택지 공급 일정 따로 가면 한쪽은 붐비고 다른 쪽은 비는 일이 되풀이된다. 계획을 세우는 부서는 달라도 시민이 오가는 길은 하나다. 산업단지와 주거지를 잇는 대중교통, 원도심 정비사업, 도심 생활 여건 개선을 한 묶음으로 다루지 않으면 어느 하나도 제 효과를 내기 어렵다.

산업단지 투자가 계속되는 한 이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일과 생활 사이에서 저마다 답을 내리고 있다. 도시가 할 일은 그 선택을 한쪽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살든 출근길과 저녁 시간이 무리 없이 이어지도록 길을 놓는 일이다. 청주의 다음 모습은 그 길을 어떻게 놓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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