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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봉사는 생의 책무. 약자들에게 조금의 보탬이라도 이어가겠다”

“봉사를 통해 누군가를 도운 게 아니라, 그들이 저를 키웠고 제게 힘을 줬습니다.

“봉사는 생의 책무. 약자들에게 조금의 보탬이라도 이어가겠다”

제34회 무등여성대상, 곽선희 대한적십자사 자문위원

‘수상은 사회의 당부, 계속되는 나눔의 삶’ 다짐

“봉사를 통해 누군가를 도운 게 아니라, 그들이 저를 키웠고 제게 힘을 줬습니다. 앞으로도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32년이라는 세월은 한 사람의 인생을 증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 16일 광주특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4회 광주여성대회에서 영예의 무등여성대상을 수상한 곽선희 대한적십자사 광주특별시지사 자문위원의 발자취가 그렇다.

사회적 명망이나 단체활동 이력 이전에 그녀의 삶을 관통하는 정체성은 현장과 이웃,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다. 드러나는 직함보다 낮은 곳에서의 실천을 우선시해 온 32년의 세월은 단순한 봉사의 경력을 넘어 우리 사회의 돌봄 사각지대를 메워온 온기 어린 역사다.

곽선희 위원의 활동은 크고 작은 단체의 수장으로서보다는 사회적 그늘이 진 곳. 매번 손을 내밀었던 외부 현장 활동과 봉사의 궤적에서 의미를 더한다.

그녀의 봉사는 특정 영역에 머물지 않고 세대와 계층을 넘어 확장돼 왔다. 그녀의 봉사는 위기 청소년과 함께 시작됐다. 학교 현장과 사법 구제 제도의 울타리 밖에 놓인 청소년들을 향한 마음이 각별했다. 옛 광주시교육청 학생상담 자원봉사자회 회장으로 17년 동안 위기 청소년들의 마음을 보듬었고, 법무부 범죄예방 위원회에서는 여성특별위원장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서적 자립을 도왔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데 힘써온 세월은 봉사의 뿌리 그 자체였다.

또 2016년 대한적십자사에 입회한 이후에는 다양한 구호와 복지 활동을 펼쳐왔다. 적십자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장을 역임할 때는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나눔의 재원을 마련하는 일에 매진했다. 매년 직접 발로 뛰어 마련한 복지기금과 바자회 수익금은 저소득 보훈가족의 위문품이 되었고 형편이 어려운 아동·청소년들의 교복과 장학금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으며 삭막한 현실에 온기를 더하는 현장에 서 있었다.

지역사회의 구조적 문제 개선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광주여성단체협의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옛 광주시 협력기관으로서 저출생과 양육이라는 사회적 과제해결에 함께 나섰다. 그렇게 손자녀 돌보미 사업을 현장에 안착시키며 2천200여 가구의 실질적인 양육 시름을 덜어줬다. 또 고령화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 남성을 위한 요리하는 청춘으로 남성의 가사·육아 참여를 이끄는 등 제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틈새를 찾아 세심한 복지망 구성에도 함께했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 2024년에는 양성평등 진흥 대통령 표창을 수훈하기도 했다.

곽선희 위원은 무등여성대상 수상에 공을 자신이 아닌 현장의 봉사자들과 이웃들에게 돌렸다. 그녀는 “대통령 표창을 비롯한 수많은 수훈보다 내 손을 잡고 환하게 웃어주던 이웃들의 얼굴이 가장 큰 보람이자 삶의 동력이었다”며 “앞으로 더 잘하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들려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수상은 여정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다짐이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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